비수도권 로스쿨 낭인 우려, 일각선 “재시생 누적 빠져”

최근 전국 로스쿨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공개되며 ‘지역별 양극화’ 문제가 가시화 된 가운데 충청권 로스쿨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하위권 성적을 받은 로스쿨의 경우 통·폐합마저 우려되는 만큼 비수도권의 굴레를 벗어날 맞춤형 제고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29일 지역 로스쿨 등에 따르면 최근 변호사시험 합격률 발표에서 낮은 성적표를 받게 된 비수도권 로스쿨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19위를 차지한 부산대는 합격률이 공개되자마자 법학전문대학원장과 부원장 등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22위에 해당하는 동아대 역시 엄격한 학사관리를 위해 학칙을 개정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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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는 비수도권 로스쿨에서 졸업 후에도 변호사 자격을 얻지 못하는 이른바 ‘로스쿨 낭인’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합격률 제고를 위한 영남권 로스쿨의 발 빠른 움직임이 포착되자 충청권 로스쿨에 대한 안일한 태도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누적 합격률(1회~7회)에서 20위를 차지한 충남대의 기수별 합격률을 살펴보면 1기(92.22%) 2기(81.44%), 3기(87%), 4기(72.92%), 5기(69.79%), 6기(66.67%), 7기(57.14%)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번 합격률 발표에서 하위권에 머문 충북대 역시 상황은 심각하다.

충북대 기수별 합격률은 1기(81.82%), 2기(89.23%), 3기(79.03%), 4기(70.59%), 5기(74.63%), 6기(63.64%), 7기(46.15%)로 합격률이 두 배 가까이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역별 양극화가 꼽히기도 한다.

상위 10위권은 모두 수도권이지만 충남대와 충북대를 포함한 하위 10위권은 모두 비수도권 로스쿨이다.

특히 하위권에 비수도권 국립대가 너나 할 것 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특단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결과가 재시·삼시생이 누적되는 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 응시생 대비 합격률을 조사했다며 ‘허수’라고 주장한다.

지역 로스쿨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가 아닌 상태에서 단순히 합격률로만 대학을 줄 세워 로스쿨을 학원화 하는 것은 학문적 차원에서 옳지 못하다”며 “로스쿨 낭인을 막으려면 해당 로스쿨의 합격률 제고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제도적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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