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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춘추]
조상철 대전·세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제공하는 고용행정통계에 대한 최근 6개월간 대전지역의 지표가 갖는 의미를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고용보험 사업장은 1018개가 감소했지만 피보험자의 경우에는 1541명이 증가했다. 30인 미만 건설업, 공동행정, 보건업 사업체 수가 감소하고, 숙박 및 음식점, 도소매 제조업 사업체 수가 증가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지표인 실업급여 지급현황을 살펴보면 월평균 2392명이 수급을 받고 있으며, 연령별 비율도 같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사업장 수는 감소했지만 피보험자 수 증가 등의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경제는 발전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20세에서 40세 사이의 피보험자 수 감소와 연령별 같은 수준의 실업급여 수급인정자는 특히 청년층에서 신규 직업 시작 및 재취업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청년층이 이토록 신규 직업 시작 및 재취업이 어려운 이유는 기업체에서 청년을 바라보는 것과 청년이 기업체들에 원하는 것이 서로 달라서 발생하는 미스매치가 주요 원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모든 것이 급격하고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해졌다. 이에 능력 중심 채용문화가 퍼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기업이 인재채용에 그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학력만 가지고 판단해도 충분히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상이 점점 복잡해지고 변화가 빨라지면서 학력 외에 학벌까지 고려해야 했고, 이제는 이러한 학력·학벌도 인재선발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능력을 가지고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자체 인재선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기도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보상체계를 갖추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청년층은 공무원, 공사, 대기업만 바라보고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극화 문제는 단순히 중소기업의 임금보상체계를 해결한다고 하여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형성된 교육, 문화, 가치관, 경제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첫째, 경쟁과 생존 위주의 교육을 강조 받고 이를 수용만 하였던 청년층도 이제는 냉정한 자아 성찰과 자기 주도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둘째, 서로 다름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청년층에서 실패를 경험할 기회와 양극화를 개선하기 위한 문화적 환경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셋째, 중복되는 이야기 같지만 '직장'과 '직업'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직장의 사전적 의미는 '매일 아침 출근하는 빌딩'. 즉, 일하는 장소 또는 사무실을 의미한다. 반면 직업은 자신이 가진 전문적인 기술로써 자기 분야에서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일정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말한다. 다. 나에게 맞는 직업이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쌓고, 만일 본인의 기대와 다르다면 일에 대한 경험과 변화를 통해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가는 것이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최선의 모습일 것이다. 모든 청년이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공무원, 공사직원, 대기업 직원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을 과감히 돌아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먼저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높은 체감실업률, 비정규직, 학자금 대출의 문제로 고민이 많은 청년층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모두가 직장이 아닌 직업을 고민하는 가치관이 확산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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