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앞두고 ‘아니면 말고’식 비방·흑색선전 난무
일회성매체 ‘가짜기자’ 동원도…“사법기관 신속 대응해야”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전투구’식 흑색선전이 날로 격해지면서 천안 지역사회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선거판은 공천을 따내기 위한 자극적인 비방전과 야합,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가 기승을 부리고,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이른바 선거꾼들과 이들을 부추기는 지역 오피니언들에게 시민사회 안정은 안중에도 없다. 지역정가에서는 전례 없는 혼탁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있다. 특히 이런 혼탁 양상은 상대적 강세인 여당 후보들 사이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고있다.

김병국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은 지난 지방선거 직전 구본영 시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자 구 시장은 김 전 상임부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구 시장측은 김 전 부회장의 폭로가 "자신을 지방선거에서 낙마시키기 위해 일부 언론과 야합한 치졸한 정치적 음해"라고 주장했다. 두사람의 진실공방이 계속되자 지역사회에서는 폭로의 진정성여부를 놓고 온갖 추측과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한태선 예비후보는 최근 경선상대인 이규희 예비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한 후보측은 "이 후보측은 자신은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을때 (한후보는)음주운전이나 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비방을 하고 이를 유포했다"라고 주장하고있다.

민주당 전종한 시장 선거 예비후보는 지난 2월 “자신에게 악의적 폭로성 기사를 줄곳 작성하고 반면 경쟁상대에게는 우호적 기사를 써왔다”며 한 지방신문 기자를 검찰에 고소했다.

앞서 자신의 공무원 갑질 의혹제기와 관련해선 "정치적의도가 있는 악의적 의혹제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천안병)은 충남지사 후보 경선과정에서 내연녀 문제에 발목이 잡혀 중도 낙마한 전 박수현 지사후보 캠프로부터 배후인물로 지목받는 음해성 공격에 시달렸다.

수위는 덜하지만 자유한국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을 바라는 유진수 예비후보는 길환영 예비후보의 전략공천설이 흘러나오자, 길 후보의 ‘선거사무실 특혜제공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길 후보는 “마타도어성 공격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선거사무실을 아예 다른 곳으로 옮겼다.

자유한국당 안상국 시의원은 지난해 11월 한 모임의 식사비를 대납했다며 검찰에 고발 당했다. 또 동료의원으로부터 도시계획도로 설계 변경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도 받았다. 안 의원은 "동료의원의 음해성 비방에 20년 지방정치의 비정함을 맛보았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근에는 일회성 인터넷매체의 이른바 ‘가짜기자’까지 동원해 경쟁상대를 비방하는 신종수법까지 등장, 혼탁선거를 부채질하고있다. 이들은 기자신분으로 특정후보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거나 우호적기사를 작성하는가 하면, 심지어 기자회견까지 자청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등 여론을 호도하고있다.

지역정계 한 원로는 “선거를 앞둔 혼란한 시기에는 무엇보다 사법기관이 냉정을 잃지말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무차별적 폭로 고발에는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해 지역사회 안정을 주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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