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고기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

이 말의 원형은 점두(店頭)에 좋은 물건을 걸어 놓고 나쁜 물건을 판다로 ‘간판에 거짓이 있다’의 비유에 쓰인다.

이것은 후한(後漢) 광무제가 내린 조서(詔書)속에 보이는 말 ‘양두를 걸어 놓고 마박(馬膊)을 팔고, 도척(盜?)이 공자어(孔子語)을 행한다(후한광 광무기)’가 그 출처다. 가게 앞에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았는데 실제로는 말고기 포를 팔고 도척이 공자의 말을 한다는 뜻이다.

도척이란 유명한 춘추시대의 큰 도둑. 형님인 유하혜(柳下惠)는 공자나 맹자가 격찬할 정도로 훌륭한 인물이었으나 동생인 그는 수천의 부하를 이끌고 천하를 휘저으면서 돌아다니고도 유유히 천수를 다해 사마천을 탄식시킨 사나이다. 강도 짓하러 들어갈 때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서 흰소리를 쳤다. 정말 간판에 거짓이 있음으로 용이나 의가 울고 돌아설 판”이다.

도척과 같은 시대의 제나라 사람으로 제영공(齊靈公), 장공(莊公), 경공(景公)에게 사신(仕臣)했던 명신인 안자(晏子)의 유사(遺事)를 편집한 ‘안자춘추’에 같은 뜻인 이야기가 있다. 하나 내용은 약간 달라져서 ‘우수(牛首)를 문에 걸고 마육(馬肉)을 판다’라고 돼있다. 우수를 우골(牛骨)로 하는 말도 있다.

어느 날 제선왕(齊宣王)은 제물이 될 소가 겁을 먹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을 좌시(坐市)하기 어려워 소를 양으로 바꾸라고 명했다. 맹자는 그 말을 듣고 선왕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소를 양으로 바꾸어 소(小)로써 평가할 수 있으나, 소를 양으로 바꾸어 소(小)로써 대(大)로 바꾼다 하여도 백성은 왕이 인색하다고 평할 뿐이다. 죽이는 것이 불쌍함은 소나 양이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맹자 양혜왕편).

양두(羊頭)가 우골(牛骨)로 변하고 우수(牛首)로 변하는 것에 대하여 마박(馬膊)은 마육(馬肉)에서 다시 구육(狗肉)을 판다.

‘무문관 六의 세존념화'라는 말이 되었지만 간판에 거짓이 있다’는 뜻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 삶에서도 선전이나 보기에는 좋은 것을 내 보이고 있으나, 실제는 가짜를 주어 사실과 다르기에 그 후유증은 국민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일들이 종종 나타나 신뢰하지 못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일들을 ‘현양두매구육(懸羊頭賣狗肉:양고기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와 같은 현상이라 한다.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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