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비대면 열풍속…아이템 차별화로 ‘인기’

#. 대전 중구 은행동에 자리잡은 ‘운세 자판기’는 사주풀이와 궁합, 적성검사 등 각종 운세를 풀이해주는 신개념 자판기다. 소비자가 간단한 개인정보를 터치스크린을 통해 입력하면 영수증 형태로 운세 풀이가 인쇄돼 나오는 방식으로 1000~2000원의 저렴한 이용 가격 덕분에 최근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자판기를 통해 운세를 확인한 대학생 정모(24·여) 씨는 “요즘 반복되는 취업 준비로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아 답답했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운세를 보며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어 색다르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무인화, 비대면 열풍이 사회 곳곳으로 불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던 자동판매기가 재조명 받고있다.

과거 커피나 캔음료 등 한정적인 품목을 대신해 다양한 상품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불황 개척 요소로 자리 잡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초 대전복합터미널 3층 CGV 내에는 ‘화장품 자판기’가 들어섰다. '미니숍'이라는 이름으로 이니스프리가 운영하는 이 자판기는 소비자가 화면 터치 방식으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결제를 마치면 상품 받는 곳을 통해 화장품이 제공된다. 자판기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의 경우 브랜드숍에 진열된 제품보다 소용량 포장된 미니 사이즈 상품으로 가격 또한 저렴하다.

점원이 다가가는 것 자체를 불편히 여기는 젊은층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주로 10~20대 여성이 주 고객으로 성황을 이룬다는 게 이니스프리 측 설명이다. 이니스프리는 오프라인 매장이 들어서기 어려운 장소에 미니숍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번화가를 중심으로 24시간 꽃을 구매할 수 있는 ‘꽃 자판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동 인구로부터 애용되고 있다. 오래 보존이 가능한 드라이플라워 등이 주 상품인 이 자판기는 1만~2만원대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밖에 진공 포장된 생고기·양념고기 등 20여종의 고기를 300g 단위로 판매하는 농협의 ‘고기 자판기’나 바쁜 직장인들을 겨냥한 ‘샐러드 자판기’, ‘과일 자판기’ 등도 대전을 비롯한 전국에 확대될 예정이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그간 외면받던 자판기가 재조명 받는 이유로 인건비 및 임대료 부담이 적다는 점을 꼽고 있다. 지역의 한 창업 전문가는 “대당 가격도 수백만 원에 불과해 진입장벽이 낮은 자판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아이디어를 차별화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사후관리를 꼼꼼히 한다면 불황 개척 요소로도 충분히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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