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규 건양대 임상병리학과 교수

우리는 지금 진정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일까?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연장이라는 주장과 3차 산업혁명과는 차별화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달했다는 주장들이 학계에선 충돌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석탄과 증기기관으로 대변되는 제1차 산업혁명을 일군 영국은 1700년 후반부터 1800년대에 세계의 산업계를 이끌어 가며 전 세계를 호령하였고, 석유와 전기로 대변되는 제2차 산업혁명을 일군 미국과 독일은 1900년대의 전반기에 전 세계의 산업계를 제패했다. 2차 산업 혁명을 성공적으로 맞이하게 되면서 제조업의 강국이 된 독일과 일본은 오만함을 가지게 되어, 1,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미국은 풍부한 철강과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2차 산업혁명을 주도적으로 일으키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세계 최강의 나라를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과 2차 산업혁명의 성공에 이어서 1900년대 중후반에 IT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제3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일구면서 제조업의 강국인 독일과 일본을 완전히 따돌리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자리에 서게 됐다.

지난 역사를 보면 산업혁명의 물결을 일으킨 나라나 그 물결을 탄 나라는 세계를 제패하는 나라가 됐고, 그 도도한 물결을 따라 가지 못한 나라는 역사의 뒤쪽으로 물러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3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순조롭게 리드해 온 미국은 이제 그 여세를 몰아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이라고 불리는 제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를 예약해 놓았다. 이는 2017년 기준 세계 최대기업 1~5위 기업이 모두 애플, 알파벳 등과 같은 미국의 IT 기업이라는 것이 말해준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에너지 회사가 상위 10대 기업에 대거 올랐지만, 2017년도에는 IT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트윗을 통해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라고도 말했다.

2차 산업혁명 시대에 순조롭게 순항하던 일본과 독일이 3차 산업혁명에서는 미국에 절대적으로 밀리게 된 것은 무엇에 기인한 것일까? 독일과 일본의 집단과 협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을 진행했다면, 미국은 창의와 개인의 역량을 중시하는 이념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중시했다고 본다. 그런 것이 IT산업에 안성맞춤이었고, 이는 곧바로 제3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

2016년은 4차 산업혁명과 깊은 관계가 있는 한 해였다. 클라우스 슈밥이 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 사회, 산업, 문화적 르네상스를 불러올 과학기술의 대전환기는 시작됐다”고 주장하면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쟁을 본격적으로 촉발시켰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세돌과 구글의 알파고가 세기의 바둑대결을 펼치면서 누구나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을 인지하게 됐다. 그 결과 산업계는 물론이고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교육계에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라는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에서는 이미 대학에 특성화 사업을 공모하면서 이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주도해 나갈 인력 양성을 요구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우리의 인재를 양성해야한다는 사명감은 어찌 보면 지상 절대 과제일 것이라는 생각에 드는 압박감도 있지만, 곧 다가오는 우리나라의 인구절벽에 따른 산업의 붕괴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길을 제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3차 산업혁명에서 실기를 하고 인구절벽이 오면서 영원할 것 같았던, 도시바, 샤프와 같은 전자 제조업의 절대강자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면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이 했던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인공지능과 초연결 사회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야할 것이다. 그 물결은 곧 인구절벽에 따른 산업인력의 절대적 감소 문제에 smart industry 4.0이라는 생산성의 혁신을 답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미래사회에 대한 유일한 대책이 될 수 산업혁명의 도도한 물결을 즐길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교육계의 당면 과제인데, 그런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방법과 그에 필요한 인프라로 무엇을 과감하게 도입해야하는지에 대한 답은 우리 교육자들의 몫인 것 같다. 다행이도 우리는 3차 산업혁명의 물결의 본류는 아니지만 지류정도는 탈 수 있었기에 지금의 세계적인 위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우리 교육계는 그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해 왔다. 이제는 산업혁명 물결의 지류에서 본류로 나가 소위 놀 줄 아는 그런 역량을 갖춘 인력을 양성해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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