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을 달리한 문화 예술인들을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문인이라면 그가 남긴 작품 행간을 더듬고, 미술인이라면 회화와 조각, 설치 미술 작품을 보며 무언의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가수는 음반 속에서 살아 숨쉬고 무용가는 영상 자료의 율동적인 몸짓 속에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영화배우는 이런 경우 가장 감각집약적이고 실감나는 추억의 미디어인 영화로 회상되는데 그가 연기한 다양한 인물의 움직임 속에서 영원한 생명력을 누린다. 장국영이 출연한 수많은 영화는 그래서 지금도 그가 살아있는 듯한 느낌으로 살가운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생애 매순간 화제를 몰고 온 삶과 극적인 죽음의 드라마 언저리에서 사후 15년이 지났음에도 팬들은 여전히 그의 실존을 체감하는 것이다.
올 추모 집회 '전승-회상 장국영' 15주기 행사에서는 내년부터는 촛불 모임을 열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포했다고 한다. 불세출의 배우 장국영은 도시 전체가 천혜의 영화무대인 홍콩을 배경으로 그가 연기한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통해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될 것이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