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택융 충남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선거 악영향 주는 가짜뉴스 강력단속, 후보자 간 비방·흑색선전 예의주시
잘못된 여론조사, 유권자 판단 흐려, 제도적 장치 구축… 객관성·신뢰성 강화
올해 기회균등·선거운동 자유 확대, 시각장애인에 음성·점자 투표 개선
이동약자위한 투표소 접근편의 도와, 각종 매체·방법 동원해 투표 독려도

▲ 남택융 충남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은 “행복한 우리 동네 더 나아가 행복한 우리 충남을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혈연, 지연, 학연에 얽매이지 말고 정책과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본 다음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오는 6월 13일 실시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17명의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의원(제주)까지 전국적으로 총 4016명(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제외)을 선출한다. 충남에서도 도지사와 교육감을 비롯해 기초단체장(15명), 광역의원(42명), 기초의원(171명) 등 총 230명을 선출한다. 앞으로 4년 지역을 이끌 새로운 리더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충남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의 기본인 정확성, 공정성, 투명성과 함께 유권자들이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1987년 선관위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7번의 대통령선거와 모든 지방선거를 지켜본 남택융 충남선관위 상임위원을 만나 선관위 입장에서 바라본 6·13 지방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6·13 지방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1948년 5월 10일 민주선거를 치른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느덧 청년기를 거쳐 장년에 접어든 셈이다. 지난해 12월 한 언론에서 공공기관 신뢰도 평가결과가 보도됐는데, 선관위가 전 기관 중 3위라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평가는 지금까지 그 어떤 선거에서도 한 치의 흠도 없이 공정하게 잘 관리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거관리의 정확성과 공정성 그리고 투명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 위원회도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매번 선거 때마다 선거법 위반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또 후보자나 국민이 선거법을 몰라 위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관리 방안은.

선거법 위반 적발 건수는 선거가 거듭 될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우리 국민이나 후보자들의 의식이 한층 성숙해진 결과라고 생각된다. 다만 지난 대선에서 이슈가 됐던 가짜뉴스 등 허위사실 공표 관련 위반행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폰과 SNS 등 IT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면서 선거법 위반행위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가짜뉴스 등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위반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등 단속인력을 활용해 강력하게 단속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미투(#MeToo) 바람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면서 마타도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투(MeToo) 운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당연한 사회적 요구이며 또 마땅히 지지받아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그 어느 때 보다 더 강해질 것이다. 과거 선거 사례에서 보았듯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자 간 경쟁이 격화되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비방·흑색선전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 특별히 이를 예의 주시해 선거결과에 왜곡이 없도록 하고 있다.

-지난 선거와 달라진 선거법이 있다. 중요 사항은.


우선 이번에 유권자의 알권리 및 투표편의를 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 작성방법을 음성·점자 등으로 출력되는 인쇄물 접근성 바코드를 표시할 수 있도록 개선토록 했다. 또 고령자·장애인·임산부 등 이동약자의 투표편의 강화를 위해 투표소 접근 편의를 위한 제반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사항도 규칙에서 정하도록 했다. 선거운동 분야에서도 배우자가 없는 예비후보자는 지정한 1명이 명함 배부 및 지지 호소가 가능하도록 했고, 후보자 게시 거리 현수막 개수도 해당 선거구 안 읍·면·동수의 2배 이내에서 게시하도록 하는 등 기회균등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거법 개정이 이뤄졌다. 그밖에 여성·장애인 등 가산점 등을 부여해 실시한 당내 경선도 포함하도록 하는 등의 크고 작은 변화가 있다.

-현재 당내경선 등과 관련해 여론조사가 실시·공표되고 있는데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가.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정당 및 후보자 지지도, 당내경선과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해 보도되고 있는데, 잘못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 의사를 왜곡해 후보자와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흐리게 할 뿐만 아니라 탈법적인 선거운동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 이와 관련해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 제도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먼저, 여론조사 기관·단체가 공표 또는 보도를 목적으로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려는 때에는 해당 여론조사 기관·단체의 사무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신청이 돼 있어야 하고 사전에 여론조사의 목적, 표본의 크기, 조사지역·일시·방법, 전체 설문내용 등을 관할 위원회에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 또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도록 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해 질문해서는 안 되고, 당내경선을 위한 여론조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다수의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성별·연령 등을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지시·권유·유도해서는 안 된다.

-선거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이번 선거 투표율 전망과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과거 각종 공직선거에서 충남의 투표율은 다른 시·도와 비교해 항상 하위에 머물고 있다. 투표가 국민의 소중한 권리이기 때문에 이를 소홀히 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되돌아온다. 선거에 있어 유권자의 참여가 많으면 많을수록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가려 낼 수 있다. 그래서 국민의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것이다. 이와 같은 국민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 위원회는 신문·방송, 연극·영화, 시설물, 버스, 만화, SNS, 이벤트 등 가능한 모든 매체와 방법을 동원해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충청투데이에서도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많이 도와주시기 바란다.

-지역 출신으로 충청권에서 선거와 관련된 많은 경력을 갖고 있다. 그동안 대전·충남선관위 관리과장을 비롯해 대전선관위 사무처장,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충남선관위 상임위원으로 부임했다.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지금부터 30년 전인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직전에 바로 이곳 충남선관위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많은 기간을 충남에서 근무했다. 그래서 그런지 공직을 마무리할 시점에 충남에 오게 된 것을 보면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 남은 기간 마지막 봉사 기회라 생각하고 이번 지방선거의 모토인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를 실현키 위해 충남선관위 직원들과 함께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선관위 업무가 가장 집중되는 시기가 지방선거 때다. 선관위 직원들에게도 힘든 시기인데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하는 것이 있다면.

항상 느끼는 것은 충남선관위는 업무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구성원간의 단합된 모습도 어느 지역보다 뛰어나다는 것이다. 특히 선관위 업무는 함께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일이 대부분이기에 구성원간의 조화가 매우 중요하다. 선거가 임박한 현시점에서는 더 그렇다. 많은 오케스트라단원간의 조화가 멋진 화음을 만들어 내듯 개인의 임무수행도 조직전체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해야만 그 노력이 빛을 발하게 된다. 그래서 저는 직원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한마음이 돼 즐거운 가운데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를 만드는데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선거에서의 모토는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이다. 생활주변의 ‘동네 민주주의’가 먼저 뿌리내려야 내가 행복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더욱더 튼튼해진다는 의미라고 본다. 유권자 여러분께서는 행복한 우리 동네 더 나아가 행복한 우리 충남을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혈연, 지연, 학연에 얽매이지 말고 정책과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본 다음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 주시기 바란다. 투표일 투표하기 어렵다면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6월 8~9일)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생활의 지혜가 될 것이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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