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여파 바다밑 닿은 '대륙빙하' 면적축소 확인
"해수면상승 예상치 상향 필요"…장기적으로 해안도시 위협

▲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해수면 상승 경보…남극 해저빙하 훨씬 빨리 녹고있다

온난화 여파 바다밑 닿은 '대륙빙하' 면적축소 확인

"해수면상승 예상치 상향 필요"…장기적으로 해안도시 위협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지구 온난화로 남극 일대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해저의 빙하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녹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리즈대 극지방관찰센터 연구팀은 남극 주변의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이 일대 해저면 부근 빙하의 면적이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1천463㎢ 줄었음을 확인했다.

그동안 남극은 북극보다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 결과 바닷물의 온도가 조금만 상승해도 매년 남극 해저면에 닿아있는 대륙빙하(ice sheet)의 가장자리가 5m씩 녹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남극 해저에서 바닷물과 해저면, 대륙빙하가 맞닿는 지점인 대륙빙하의 가장자리를 측정한 수치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유럽우주국(ESA)의 크라이오샛-2(CryoSat-2) 위성자료와 아르키메데스의 '부력의 원리'를 이용해 남극 해수면 위로 드러나 있는 빙하의 높이 변화를 토대로 바다 밑바닥에 닿은 대륙빙하의 면적을 계산했다.

그 결과 해저의 빙하가 가장 많이 녹은 지점은 서남극 대륙이었다. 서남극 대륙빙하의 65개 빙하 가운데 8개가 빙하기 이래 평균 해빙 속도의 5배를 훌쩍 넘는 빠른 속도로 녹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그동안 학계 일각에서 빙하의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해온 동남극 대륙에서도 빙하가 녹거나 현상 유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해수면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북극권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이 꼽혔으나 이번 연구로 남극 해저에서도 빙하가 급격히 녹는 것으로 나타나 해수면 상승 예상치를 상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앤드루 셰퍼드 교수는 "남극이 바닥에서부터 녹고 있다. 우리는 볼 수 없지만 해수면 아래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변화들은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남극의 영향이 그린란드를 넘어서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 연구자들은 극지역 빙하가 급속히 녹으면서 미국 뉴욕,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홍콩, 호주 시드니, 인도 뭄바이 등의 해안도시들이 장기적으로 침수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대륙빙하 변화 연구를 이끈 리즈대 연구팀의 핸슨 콘래드는 "우리 연구는 바다에 의해 지금껏 알려진 일부 지점에서가 아닌 대륙빙하 전반에 걸쳐 바닥에서부터 녹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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