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G대회 대전유치 무산 배경

2003 월드사이버게임(WCG) 대회 대전 유치 무산은 대전시가 자초했다는 지적이 높다.

대전시는 이번 WCG 대회 유치 무산으로 최근 '세계과학도시'를 표방하며 추진해 온 각종 사업 등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문화산업단지나 대전 컨벤션센터 등 IT 산업이나 국제전시·회의시설 조성과 관련된 정부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WCG대회 대전 유치 무산은 대전시의 '대회준비 부족'과 고질적인 '후속조치 미비'에 원인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대회 직후 WCG 주최측은 "대전에서 대회를 진행하는 동안 경기 장소가 극히 제한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됐고 참가자들로부터 각종 불편사항이 접수 됐다"며 "대전시와 장소를 제공했던 엑스포과학공원의 무성의한 대회 준비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회 폐막 직후 대전시는 내년 대회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는 달리 WCG 추진위측은 이미 대전을 대회 후보지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의 후속조치 미비도 대회 유치 무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는 대회 폐막 이후 유치를 위해 별도의 계획이나 추진 전략을 세우지 않은 채 담당 실·과장만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타 시·도의 경우 각종 대회 이후 대회 이미지를 살린 상설관을 운영하거나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각종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었지만, 시는 이 같은 노력 없이 대회 유치를 희망한다는 공문만 수차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대회 개최로 인해 대전 게임산업 관련 벤처기업은 물론 대덕밸리의 IT산업과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무산돼 아쉽다"며 "다른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WCG는 세계대회이기 때문에 잘 끌고 나갔다면 대전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게임산업을 주도하는 중심 시장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은 시의 시스템 속에서 대전에서 벤처사업을 이끌어 가기란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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