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사회 전분야 확산, ‘도제식 교육’ 문화예술계열 대학 수직적 질서
밉보이면 앞길 막혀 … 2차 피해 두려워 침묵뿐인 현실
밉보이면 앞길 막혀 … 2차 피해 두려워 침묵뿐인 현실
검찰조직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의 불씨가 문화예술계에서 유독 타오르며 이제 예술대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권력구조에 사로잡혀 폭로 시 감당해야 할 2차 피해를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연극·음악·미술 등 해당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유명인들이다.
이들이 단순한 ‘갑’에서 ‘괴물’이 되기까지 그간의 문화예술계 분위기는 그야말로 ‘왕들의 천국’이었다. 그 출발은 예술인을 양성하는 상아탑에서부터 시작한다. 대부분 예술학과에선 교수와 제자 간 1대 1 레슨을 비롯한 이른바 도제식 교육이 이뤄진다. ‘도제’란 특수한 직업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을 숙달하기 위해 지식과 기능을 가진 사람 아래서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도제식 교육이 이뤄지는 대부분의 순수예술 학과는 교수와 제자가 함께 갖는 시간이 상당할 수밖에 없고 강의 특성상 신체적 접촉도 빈번하다.
지역의 한 예술대 교수는 “이번 미투 운동이 예술대학 내 자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그동안 곪아온 많은 상처들이 이번에 터진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예술계의 고질적 악습이 철폐되려면 상명하복식 서열구조를 개선하고 사제관계에 따른 수직적인 질서에 의한 것이 아닌 개인 능력을 인정하는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