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출마를 결정한 민주당 후보는 한범덕 전 청주시장, 정정순 전 충북도부지사, 연철흠·이광희 도의원, 유행열 전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5명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한 전 시장이 선두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청와대의 후광효과를 보고 있는 유 전 행정관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지역정치인 출신인 연철흠, 이광희 의원은 하위권에 그쳤다.
연 의원과 이 의원이 단일화에 나서게 된 것은 이대로 가면 둘 다 컷오프를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 전 행정관을 포함한 3명은 19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후 유 전 행정관이 정당인의 길로 들어선데 반해 연 의원과 이 의원은 시민사회계에서 활동해오다 정치인의 길로 나섰다.
연 의원과 이 의원은 뿌리부터 주요 활동무대까지 같아 지지층이 겹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어느쪽도 지지하지 못하다보니 두 의원이 모두 정체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일 단일화라는 ‘이벤트’가 흥행한다면 시너지 효과와 함께 정체권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연 의원과 이 의원은 5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단일화는 배심원단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뿌리는 같지만 결에서 차이점이 있는 유 전 행정관은 이번 단일화에 참가하지 않는다.
단일화에 대한 논의도 나오지 않는다. 유 전 행정관은 당내 조직력 강화와 함께 외연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 출신의 한 전 시장과 정 전 부지사도 단일화에는 시큰둥하다. 한 전 시장은 “청주시장은 행정가인데 단일화는 너무 정치적 행동”이라며, 정 전 부지사는 “경선에 충실히 임하겠다”며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래도 변수는 있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도 급격한 변화에 대한 반감으로 행정가 출신을 선호하는 기류는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여론주도층인 공직사회가 그렇다. 연 의원과 이 의원의 단일화가 완료되면 반대급부로 한 전 시장과 정 전 부지사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자유한국당은 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과 천혜숙 서원대 석좌교수가 출마선언을 했다. 또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이 출마를 준비중이나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에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김 의장이 출마선언을 한 후 변화가 일 가능성은 있다. 이승훈 전 청주시장의 부인인 천 교수는 이 전 시장이 옛 청원군에서 총선에 출마할 때부터 청원군 지역을 누벼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옛 청원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유일한 후보다. 만일 자유한국당에서도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지역적 기반을 놓고 딜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