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휘발유 ℓ당 1553원 배달·화훼업계 등 부담 가중
주유업계도 제살 깎기 자구책

▲ 기름값이 7개월째 연속 오르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89원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정훈 기자
충북도내 기름값이 7개월째 연속 오르기만 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서민살이를 더욱 고달프게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0일 현재 도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달 대비 13원 오른 1ℓ당 1553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7월 초 1ℓ당 1441원을 기록한 뒤 반년이 넘는 7개월째 줄곧 올랐다.

경유 역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ℓ당 1360원으로 지난 달 대비 15원이 올랐다.

LPG도 현재 1ℓ당 901원으로 지난해 7월 초 800원으로 하락한 뒤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기름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서민들은 정부가 기름값조차 잡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영업사원 정모(39) 씨는 “직업 특성상 차량운행이 많은데 기름값이 너무 올라 영업활동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기름값은 서민생활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는데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정부의 기름값 정책을 꼬집었다.

졸업·입학 대목을 맞은 화훼업계도 오르는 기름값에 표정이 밝지않다. 초겨울 부터 이어진 한파에 평년보다 난방비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음성군에서 화훼농가를 운영하는 이모(56) 씨는 “한파에 난방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데, 올 겨울엔 기름값(등유)이 지난해보다 두 배로 들고 있다”며 “인건비도 올라 힘들어 죽겠는데 난방용 기름값도 계속 올라 아주 죽을 맛”이라고 한탄했다.

주유업계도 계속 오르는 기름값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주변 주유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판매가격을 내리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지만 결국 ‘제 살 깍아먹기’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르면 주유소 수익도 클거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며 “휘발유는 1ℓ당 58%가 세금이고 유통비용이나 마진은 겨우 5%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오랜기간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의 지원이나 정부의 특별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는 비(非) OPEC 국가들의 원유생산량 증가로 원유공급이 늘고, 미국의 원유 재고 및 생산량 증가 등에 따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유가는 당분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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