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장 측 “건강상 문제 때문”
일부선 정부 사퇴압박설 제기
잡아놓은 해외일정 많아 의문

임기를 8개월 남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장규태 원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생명연 등에 따르면 장 원장은 전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원광연 이사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장 원장은 이날 오전 대덕특구 내 생명연 본원에서 퇴임식을 하고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2015년 10월 생명연 수장으로 취임한 장 원장은 8개월가량 임기를 남긴 채 결국 중도 퇴임했다. 장 원장 측이 밝힌 사퇴 이유는 건강상 문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해 정부 감사 등 사퇴 압박에 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추측이 제기되는 이유는 장 원장이 현재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기관장 모임인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데다, 조만간 정부 주관 해외 일정이 다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장 원장은 다음 주 원광연 NST 이사장과 함께 남극 세종과학기지 30주년을 맞아 방문 일정이 잡혀있다. 이달 말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 초청돼 한인과학자 포럼 등에서 강연이 예정돼 있다. 때문에 장 원장의 갑작스런 사임을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NST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지난해 이뤄진 국무조정실의 출연연에 대한 감사를 비롯해 전 정부 임명 기관장에 대한 사퇴압박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갑작스런 사퇴 결정에 당황스럽다”면서도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해외 일정이 산적한 상황에서 사퇴를 결심한 것을 보면 급박하게 결정한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장 원장 사퇴로 생명연은 신임 원장 선임 전까지 김장성 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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