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박성빈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기획조사부장

우리 사회가 양극화, 고령화, 일자리 등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안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회적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공동체 구성원의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호혜협력과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사업체를 통해 수행하는 모든 경제활동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되면 기존 영리기업이나 공공부문의 활동만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필요를 보다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주게 될 뿐 아니라 고용창출, 양극화 완화, 사회안전망 강화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사회적경제가 영리기업에 최적화된 시장경제하에서 제대로 뿌리내리기는 쉽지 않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박성희·김부경(2018년 1월)의 최근 우리 지역 사회적경제에 대한 분석에서도 이와 관련된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우선 산업별로는 문화예술, 환경, 복지 등 사회서비스 관련 업종의 비중이 낮으며 고용효과 및 경제적 성과가 최적대비 낮은 수준이고 정부보조금 의존비중이 높아 자립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차산업혁명의 급속한 진전, 개방화 심화 등으로 장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에게 도약의 기회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 이로 인해 양극화, 일자리 등의 측면에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급격한 변화가 야기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은 향후 더욱 중요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사회적경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앞서 지적한 문제들을 극복해 우리 사회에 탄탄하게 뿌리내려야 한다. 이를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겠지만 특히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우선 사회적경제는 영리기업을 통해 만족스럽게 공급되기 어려운 부분 예를 들면 육아, 복지, 환경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 등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가치가 중요한 존재이유인 만큼 사회적으로는 꼭 필요하나 영리기업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사회적경제의 강점인 구성원간 또는 생산자와 소비자간 신뢰관계를 기초로 역할을 수행할 때 사회적인 의의도 더 커지고 경쟁우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으로 사회적경제의 자체 생존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사회적경제가 아무리 좋은 목적이나 취지를 갖고 있더라도 직접적인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판로확보 및 인프라구축 등 간접지원이 확대되고 자금측면에서도 사회적금융 활성화 등을 통해 금융조달 비중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달 16일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2016년말 사회적기업 성과분석 결과를 보면 매출액, 영업이익 등 경영지표들이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사회적경제가 더욱 튼실해져 영리부문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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