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서정만 대전변호사협회 제1부회장

오늘은 세계 최대의 스포츠제전인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있는 역사적인 날이다.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 폴리스들의 제우스신에 대한 경배, 상호친목, 평화를 기원하며 건강한 육체경기행사를 행하였던 BC 776년 올림피아제전에서 유래하였으며 고대 올림픽 기간 동안은 전쟁도 중지하고 재판과 사형집행도 연기가 되었다. 몇 년 전 그리스 여행 시 펠로폰네소스반도의 올림피아를 찾아 유적으로 잘 관리되어온 스타디움에서 스테이드(단거리 육상)흉내를 내며 당시 고대인들의 평화 바람과 현대 살고 있는 우리들의 소망이 크게 다르지 않고 그들과 우리가 동시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대 올림픽은 고대 올림픽 정신을 실천적 지도이념으로 삼아 피에르 드 쿠베르탱의 제안에 의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하계 올림픽이, 빅토르 구스타프 반크의 노력에 의해 1924년 프랑스 샤보니에서 처음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어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평화협정문은 BC 1258년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와 히타이트 핫투시리 3세가 체결한 카데쉬 평화조약을 말한다. 고대 그리스 폴리스들의 숙적은 페르시아제국, 로마인들에게는 카르타고, 이집트인들에게는 히타이트였다. 당시 고대 국가간의 전쟁은 어느 한쪽이 완전히 멸망하거나 항복할 때까지 계속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카데쉬전투는 양쪽 모두 완전한 일방적 승리가 아니었음에도 두 위대한 지도자는 상호국가존중, 상호군사원조동맹, 불가침조약 등을 내용으로 법적구속력을 갖는 평화조약을 통하여 지혜롭게 전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이집트 아부심벨, 룩소르 카르나크 신전 벽면에 람세스 2세의 카데쉬전투장면이 나타나 있고, 히타이트 부분은 바빌로니아 설형문자로 적힌 빈클러판이 발굴되어 이스탄불 고대 동방박물관에서 원본을 소장관리하고 있다.

인류는 끝없이 전쟁과 평화, 긴장분위기를 반복하며 순간순간을 이어오고 있으며, 평화유지노력의 일환으로 올림픽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동계·하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케나다, 일본, 러시아 7개국에 이어 여덟 번째 국가가 되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마무리를 계기로 한반도 긴장완화와 세계 평화 정착을 위한 북한의 핵에 관한 입장변화와 개방을 기대하여 본다. 1598년 무술년, 동아시아 한·중·일 최대전쟁인 임진왜란(1592)과 정유재란(1597)이 7년만에 정리되어 금년은 그로부터 420년이 되는 해이다. 타자에게 우리의 바람과 방식을 요구하기 전 우리 또한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라는 로마의 군사전문가 베게티우스의 말처럼 어떠한 공격, 침략에도 흔들림 없이 방어할 수 있는 완비된 준비태세와 전쟁억지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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