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으로 한국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대회라 ‘올림픽 정신’ 외에도 ‘평화’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세계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세계인의 축제가 되기를 바라면서 필자 또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은 승부의 의외성과 반전, 역전 등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기적과 희망을 보여주기 때문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것’과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승리하는 것’ 때문일 것이다. 잠시 이웃나라의 이야기를 할까 한다. 지난 1월 28일, 조지아(그루지야) 출신 스모 선수인 토치노신이 도쿄에서 개최된 봄 스모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으로 일본에서 스모선수를 시작한지 12년 만에 쓴 우승의 드라마지만 그의 인생은 평탄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삼보(Sambo) 챔피언이었던 그가 스모로 종목을 바꾼 것은 큰 도전이었다. 체중보다는 근육량에 치중한 혹독한 트레이닝의 결과 스모의 간판스타이자 215㎏의 선두를 링 밖으로 던져 버린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기도 했지만 한때는 오제키(스모는 체중이 아닌 실력으로 10단계 등급을 나누는데 그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 등급을 눈앞에 두고 심한 발목부상으로 주료(6번째 등급)등급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잦은 부상으로 포기하려고 했지만 모든 것을 이겨내고 뼈를 깎는 노력과 재활로 결국엔 챔피언이 된 그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올림픽이 단순한 스포츠 대회가 아니라는 걸 잘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북핵 위기, 남북 갈등,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정치적 입장 등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로 향하는 길은 길고도 먼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염원이 통했는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92개국 2925명의 선수가 등록했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다. 독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슬로베니아 파호르 대통령,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일본 아베 총리 등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은 어떤 갈등도 어떤 위협도 없는 ‘평화’의 기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국은 이미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동서 냉전으로 갈라진 지구촌을 하나로 연결한 경험이 있다. 그때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신념과 기운을 모아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도 평화와 화해의 올림픽으로 치러지기를 소망한다. 스포츠가 주는 감동이 평화의 메시지가 돼 전 세계에 전해지기를 바란다. 이미 3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92개국 2925명의 선수 모두를 응원하며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기대한다. 다시 한 번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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