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현서의 꿈을 지켜주세요 - 1편
7살때 교습 시작… 놀라운 재능에 곳곳서 관심·후원
장애 가진 언니·엄마도 투병…  “해줄수 있는게 없어”

“현서야 언젠가 피아노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무거운 마음을 꾹꾹 누른 채 이 말을 내뱉는 엄마의 입은 쓰다. 비록 어리지만 현서도 안다. 자식의 꿈을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엄마의 미어지는 심정을.

먼 훗날 상처가 될지라도 현서는 오늘도 피아노 앞에 앉는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현서에게 피아노는 가장 친한 친구다. 엄마는 뇌병변장애를 앓는 3살 터울의 언니를 간호하느라 어릴 적부터 현서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현서는 계이름조차 모른채 집에 있던 낡은 피아노를 두드리며 외로움을 달랬다.

그런 현서에게 아파트 상가에 피아노 학원이 처음 생긴 2012년 10월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당시 7살이었던 현서는 정식으로 피아노 교습을 받으며 천재적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서의 놀라운 재능은 SBS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도 담겼고 이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다. 방송 이후 현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손열음, 임동혁과도 견줄 만한 피아노 영재로 알려졌고, 주변사람들의 후원을 받으며 장미빛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그러나 꿈만 같았던 희망도 잠시, 후원은 일시적이었고 가정형편은 더 어려워졌다. 뇌병변장애를 가진 언니에 이어 현서의 영원한 후원자인 엄마에게도 갑작스런 난치병이 찾아왔다. 자기 몸을 계속 공격해 통증을 유발하는 엄마의 후천성 혈우병 진단은 가족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백화점에서 남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아빠의 실질적인 수입은 월 150만원 정도다. 4인 가족이 정상적으로 살아가기엔 너무도 빠듯하다. 아픈 언니와 엄마를 생각하면 현서의 지속적인 재능지원은 불가능하다. 방송으로 인연을 맺게 된 손열음을 통해 일주일에 두 번 서울에서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지만, 교통비를 포함한 월 80만원 이상의 고정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지난해 준비했던 독일 국제 청소년 콩쿨도 수백 만원에 달하는 체류 경비 때문에 포기했다.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아픈 엄마는 피아노를 칠 때 가장 행복해 하는 현서를 바라보면 그저 혼란스럽다. 엄마 이모 씨는 “처음 현서를 피아노학원 보낼 때는 몇 번 다니다 말 줄 알았다”며 “그런데 아이가 흥미를 느끼고 재능까지 발견되자 기쁜 마음도 잠시 부모로서 뒷바라지를 제대로 해줄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털어놓는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9일자 1면에 2편 계속>

◆후원계좌=기업은행 035-100410-01-833(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

◆후원 문의=042-477-4072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