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성 충남대학교 총장

2018년 새해부터 체감기온이 영하 70℃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한파가 연일 미국과 캐나다를 강타함에 따라 사망자와 환자가 속출하고 대규모 항공기 운항 통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피해가 심각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뉴욕 JFK 국제공항의 경우 국제선 500편이 취소되고 1400편이 지연됐으며 플로리다에서는 30년 만에 눈이 내리기도 했다.

최근 북반구에는 겨울 한파가, 남반구에서는 여름 폭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과 적도 간 기온 차가 줄어 기류 형성이 약해지고 한파가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2017년 197개국이 참여한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3)’에 참석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바 있지만, 이제 대전지역도 솔선해 대처방안을 세울 시점이다. 그 핵심은 지속가능한 도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며, 다음과 같은 3가지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대중교통 중심의 압축적인 도시를 계획해야 한다. 현재 검토되는 도시계획적 방법론으로서 신도시 개발보다는 기존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 다른 분야처럼 별도로 처리되던 도시계획과 교통을 적극 연계해 대중교통 중심의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시의 주요 기능(주거, 상업, 업무 등)을 입체화·복합화시켜야 할 것이다.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의 역할을 증대시키고 새로운 교통수단인 녹색교통(보행·자전거·전기차 등) 이용을 촉진한다면 탄소 배출 저감과 에너지 소비 저감의 목표를 빠르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도시 내 환경친화적인 생태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도시 전반에 확보된 풍부한 녹지와 수공간은 도시가 숨을 쉴 수 있는 허파와 같은 역할을 차지한다. 과거 개발 위주의 면적 도시계획에서 도시 생태계 구축을 통한 질적 접근방식으로 바뀌는 발상적 전환이 될 것이다. 개별 건축물 차원에서도 입지 특성을 고려한 식재, 입체 녹화(지붕·벽면 녹화), 일조와 바람길 같은 미기후를 활용한 건물 배치 등 도시 열섬 현상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는 방식의 설계가 요구된다.

셋째 효율적인 자원 및 에너지 순환 체계를 구축하도록 한다. 자원 측면으로 폐기물 발생 억제, 재생 가능한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환경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기존 화석 연료 중심에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고효율 에너지 기술 적용 확대는 물론 스마트 그리드 기반의 에너지 수요 관리와 같은 핵심 전략을 통해 도시 에너지 자립을 실현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지역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과거 환경 운동 중심의 문제제기 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사안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기후 변화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을 함께 준비해 나아감으로써, 우리 지역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지닌 ‘탄소중립도시’로 탈바꿈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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