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무술년 새해도 한 달여가 지나고 있고, 겨울방학동안 추위에 움츠려 있던 아이들은 이제 개학을 맞아 기지개를 펴고 다시 힘찬 등굣길을 걸어갈 것이다.

현재의 학년을 정리하고 새 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들은 마음속에 새로운 기대와 불안이 공존할 시기이기에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갖고 새 학년을 준비하고 살펴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시기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2017 아동지표 조사에 따르면 아동 삶의 만족도는 OECD 평균 7.3, 한국은 6.4로 최하위의 불명예를 차지했다. 학습과 관련된 불안감은 OECD 평균이 학습 상위 성적 25% 학생들은 46%, 하위 성적 25% 학생들은 62.5%가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으나, 우리나라 상위 성적은 52.3%, 하위 성적은 53%로 다른 나라의 하위 학생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은 성적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절반이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 부모가 자녀와 함께하는 가정 내 활동과 교사와 함께하는 학교에서의 활동은 자녀와의 식사, 학교생활에 관한 대화, 학부모대상 회의, 교사와의 대화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OECD평균보다 훨씬 못 미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동 신체활동에 있어서 회원국들의 평균 43%가 등교 전에 운동을 하고, 66.2%가 방과 후에 운동을 하고 있었으나, 한국의 아동들은 등교 전 24.2%, 방과 후 42.9%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다른 국가들은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운동비율이 더 높은데 비해 한국 남녀 학생간의 편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들의 신체활동은 신체적 건강은 물론 학교 성적이나 정신적 행복과도 직결되는 요인으로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학교를 빠지거나, 학교에서 이방인이라고 느끼거나, 높은 수준의 불안감을 느끼거나,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대전의 아동현황을 살펴보면 아동을 주체적으로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고 있는 아동 친화도시는 유성구 한곳이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 5위의 신고율에도 불구하고 1개소만 운영되고 있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한국 평균 25만원인데 대전은 25만 7000원이고, 평소에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느끼고 있는 청소년 스트레스 인지율은 대전이 38.8%로 전국평균 37.4%이다.

청소년 우울감 경험률은 대전 26.7%, 전국평균 25.5%였으며, 자살 생각률도 14.2%, 전국평균 11.8%로 정서적 불안요소가 대다수 전국평균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요인으로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은 전국평균 83.0%인데 비해 대전 82.3%로 평균보다 낮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무술년 새해가 한달여 지난 지금은 가족들과 나눴던 새해 다짐들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았는지 또 내 자녀가 신체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는지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부모와 아이는 서로의 기대치가 다르기 마련이다. 이런 서로 다른 기대치를 좁히는 대화 또한 필요하며 혹시라도 부모의 기대치에 아이가 따라와 주지 못했어도 건강한 출생만으로도 기뻐했던 아이와의 첫 만남을 기억하며 감사해야 한다.

부모와 함께할 때 아이는 사랑을 느끼고 안정감을 찾는다. 무술년 새해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시간을 늘리고, 아이의 학교생활에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등 아이들의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하고, 정부에선 부모들의 활동참여를 높이기 위해 직장의 환경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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