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준 사단법인 한국예총 대전예총회장(서예가)
[아침마당]


해발 1450m의 네팔의 수도 카투만두는 고원도시다. 건기가 되면 마치 아침에 피어오르는 뿌연 물안개처럼 먼지가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피어오르는 번잡과 무질서 속에서 질서의 필요와 다행함을 느끼게 하는, 삼백만의 인구가 살기위한 번잡함과 더불어 물자의 유통과 공급의 버거움이 먼지로 승화된 도시에 예술을 같이하는 도반들과 함께 다녀왔다.

떠나면서 늘 우리보다 이색적인 그 무언가를 보고 느끼자고 떠나보지만 사람 사는 곳은 세상 어느 곳이나 크게 다른 것이 없음을 느끼면서 돌아오곤한다. 이번 여행역시 동일하리라 생각하며 여행길에 올랐다.

네팔 스케치 여행속에서 P여류화백과 동행하였다, 늘상 쾌활하고 긍정적이며 너나 없는 대화가 어떤 마력처럼 대화의 속으로 끌여 들이는 힘을 지닌 그녀에 대한 내가 지닌 겉 지식은, 그림 경력의 의미 있고 아름다운 변천과 더불어 처음 P화백을 만났을 때 큰키에 터프하면서도 직선적인 대화와 모델 폐기를 연상시키는 몸매가 지금은 그의 작품의 변화와 함께 당의 미인도에 등장할만한 풍만함(?)도 나이 들어가면서 갖추어진 변화이다. P화백에대한 새로운 인식은 일정 내내 이어졌다.

가져간 것은 여행지에 두고 온다는 여행철학 같은 "두고옴"의 실행이자 철칙이었다. 밤늦게 까지 이어진 대화속의 묵었던 숙박업소의 주방장과 딸래미의 선망의 눈초리에 XX키 여행용 자켓과 빨간운동화를 다음 일정동안은 볼 수가 없었고, 열흘 내내 등에 메고 다니던 XX페이스 자그마한 배낭도 그녀와 굿바이 하였다.

종이조각 하나조차 챙겨오느라 돌아 올 때가 되면 짐이 두배로 늘어나는 나의 여행길과는 달라도 너무도 다른 충격 이었다. 늘상 비우고살자, 버리고 살자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살면서도 쉽지 않은 비우고 버리는 美學의 실천적 삶을 그녀로부터 보게 된 것이다. 객지에서 새로운 무었을 배우기보다는 동행한 일행으로 부터의 배움이었다.

바쁜 일정속 나를 다시 돌아보고 한없이 걸어보는 히말라야 트레킹, 평소 많이 걷지 못하고 걷지 않으려하는 생활을 뒤로하고 걷는다는 것에만 집중한다는 것에서 나를 다시 발견하기위한 트레킹속에서 버림과 내려놓는것의 가벼움이 무게의 가벼움만이 아닌 마음의 가벼움임을 P화백으로부터 배웠다. 논어속에서 "三人行必有我師"라 더불어 하는 이들 속에 반듯이 나에게 느끼고 깨우쳐주는 스승이 있다 하더니 일정 내내 내려놓는 미학과 버림의 아름다운 가벼움을 그녀로부터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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