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균 대전시교육청 부교육감
[투데이 포럼]


어느 사회나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산 요소가 필요하다. 물적자본과 인적자본이 가장 대표적이다. 물적자본은 토지, 공장, 설비, 금융 등 물질적인 가치를 일컫으며, 인적자본은 사회 구성원이 갖춘 교육훈련의 양, 능력, 역량으로 볼 수 있다. 요즘 지식자본(intellectual capital)도 매우 중시되는데, 첨단 지술이나 지식을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개인 성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7년 세계 10대 기업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IT계열 회사만 7개나 들어있다.

자연자본과 문화자본의 개념도 부각되고 있다.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은 물, 공기, 토양 등 생태계의 건전성을 자원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생태계를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찾고 있다.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은 문화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즐기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능력이나 기술을 말한다. 문화자본이 축적된 사회는 자연히 개개 생산품의 기능이나 디자인도 혁신된다.

우리 나라는 그동안 이러한 자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활용하면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결정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 간의 신뢰, 정직, 규범, 연대감이 어느 정도로 쌓여 있느냐로 볼 수 있다. 선진국일수록 시민 상호간 신뢰와 연대가 강하고 법과 원칙이 확립돼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과 자웅을 겨루었던 소련이나, 최고 자원보유국 러시아, G2 국가인 중국, 최고 국민소득을 자랑하는 아랍에밀레이트 등은 군사대국이나 경제대국으로 볼 수 있으나 선진국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아주 짧은 기간내에 극빈국에서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선진국으로 도약했느냐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의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멀리는 삼풍아파트 붕괴사건부터 세월호 참사, 국정농단사태, 제천스포츠센터 화재까지 선진국에서는 보기 드문 총체적 부실 사태가 끝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산재사고, 자살률도 세계 최고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이다. 유아기부터 남을 배려하고 질서를 지키며 올바른 시민의식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실천하는 것이 강조돼야 한다. 둘째는 기성세대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아무리 교육을 잘 받고 사회에 나오더라도 사회가 오염돼 있다면 여기에 물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셋째는 법과 질서를 위반했을 때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한 예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너무 미온적이다 보니, 음주운전 사고 건수가 1년 평균 2만건, 사망자 700명을 넘나들고 있다.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초단기간내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으나, 이제부터는 정직과 신뢰, 상호 배려, 법질서를 준수하고 선진국으로 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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