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협력 제조기업들이 올해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물량 감소 추세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판매 목표를 각각 467만 5000대, 287만 5000대라고 밝혔다. 총 755만대 규모인 올해 판매 목표는 2017년 목표(825만대) 대비 70만대 감소했고 2013년(741만대) 이후 연초 판매 목표 최저치를 나타냈다. 최근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이 2017년보다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올 한 해 몸집 키우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면서 대전·세종·충남지역 관련 협력업체들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를 보면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지역 자동차·트레일러 제조기업(2016년 최신 기준)은 대전 88곳을 비롯해 세종 36곳, 충남 969곳 등 모두 1093곳이다.

원청기업 물량 감소에 직면한 지역 업계는 미리 세워놨던 생산 계획을 변경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급속한 근로 환경 변화와 함께 원청 물량 감소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게 업계 얘기다.

지역의 한 영세 제조업체는 기존 투자된 설비 가동률 하락이 예상되면서 30% 규모의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업체 대표는 “제조업 특성상 연중무휴 공장을 돌려야 이익이 나는데 물량이 줄면서 공장 가동을 쉬는 날이 많아질 것 같다”며 “지난해 설비 투자가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인력 감축을 강행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스마트 공장을 비롯한 자동화 설비를 갖춰 영세업체보다 인건비 부담이 덜한 중견 업체들도 향후 매출 감소에 따른 추이 변화를 예의주시한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업체를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종환 중기중앙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은 “원청기업 물량 감소로 운영난에 직면한 지역 업체들이 인력 감축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최저임금 인상분 직접 자금 지원 등 단기간 정책과 함께 영세 업체 지원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인철 기자 pf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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