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본부장
[투데이포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정책의 구체적 실행방안인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이 발표되었다. 2016년 기준 발전량의 7%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에 20%까지 올리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기존의 폐기물과 바이오 중심에서 태양광 풍력 중심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보급으로 전환하게 되며, 계획적인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난개발을 억제하게 된다. 특히 국민과 지자체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들이 활발하게 추진 될 전망이다. 도시형 자가용 태양광을 확대하고, 협동조합을 통한 참여 활성화와 함께 지자체 주도의 계획입지제도 도입,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재생에너지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지자체를 통한 재생에너지 확대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분산에너지 공급을 에너지 전환의 또 다른 목표라고 한다면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여러 가지 방안들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공급의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 주민 수용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지자체 별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태양광 발전용량을 원전 1기 용량으로 확대하는 '2022 태양의 도시, 서울'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전남도에서도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의 선제적 추진을 위해 2025년까지 도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6.1GW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 외에도 울산, 부산, 제주, 경기등도 자체적인 에너지 계획을 통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 충남, 충북등 충청 지역 역시 각기 실정에 맞는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는 '스마트 제로 에너지 도시에 기반한 4차 산업 혁명 특별 도시'라는 목표를 가지고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도심 지역의 태양광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 사업과 만물인터넷(IoE) 기술과 접목된 융복합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이 모여 있는 충남은 최근 충남연구원의 연구 용역 발표를 통해 2050년까지 화력발전소 비중을 '제로'로 만드는 에너지 비전을 제시하였다. 화력발전을 없애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시민 시나리오'를 통해 대기오염 물질이 없는 에너지원을 사용함과 동시에 시민 각자가 에너지 생산자가 되는 사회를 구현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 시나리오는 70명 이상의 도민 에너지기획단이 여러 가지 에너지 비전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한 결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욱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충북은 세계 태양전지 1위 기업인 한화 큐셀을 비롯하여 신성이엔지,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등 다수의 태양전지 기업이 위치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 클러스터가 잘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신산업 창출로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대전시는 상대적으로 많은 도시 태양광 수요와 국내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충남은 다수의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농천, 어촌, 발전소, 공단 등 다양한 보급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충북은 국내 태양전지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충청을 구성하고 있는 이 지역들은 이렇게 각자의 특성과 환경에 맞게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로의 고민을 융합하는 것도 좋은 시도일 것이다. 대전의 연구 인프라와 충북의 산업 클러스터와의 협업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 개발된 기술은 대전과 충남의 여러 형태의 보급 환경에 적용될 수 있다. 스마트 시티, 농촌 태양광, 공단지역의 지붕형 태양광, 해안 및 도서 지역 등의 다양한 지역 맞춤형 재생에너지 보급을 시도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충남 에너지 비전 수립 과정에서의 도민 기획단과 같은 경험 역시 서로 공유된다면 보다 더 의미 있는 계획을 수립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보다 많은 국민들이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참여하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 역시 기대하고 있다. 대전, 충남, 충북의 강점과 특징을 잘 융합하고 협업한다면 주민 참여를 통한 재생에너지 보급과 기술 혁신을 통한 산업 창출이 충청지역에서부터 성공적으로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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