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銀 정기인사서 실적부진 직원 퇴출키로

은행권이 실적부진 직원에 대한 퇴출작업에 본격 나섰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합병은행들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대거 솎아내 재교육을 시키거나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합병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두 은행은 합병으로 조직이 비대해지고 관리가 느슨해진 틈을 타 '하는 일 없이 봉급만 받아가는' 무임승차자들을 정리해 분위기 쇄신을 기하고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성적을 받은 지점장들을 솎아낼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실적부진 지점장들에게 기회를 줄지 대기발령을 낼지 검토 중"이라면서 "기회를 준다면 지난해처럼 직급파괴로 승진한 우수한 후배 밑에서 일하며 배우도록 하는 안과 보험설계사처럼 혼자 영업하는 안 중 선택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지난해 경영평가성적 하위 약 3%(300명)를 재교육이나 전직(轉職)교육 대상으로 골라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적정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1만여명의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해마다 하위 약 5%를 털어낸다는 계획을 세운 우리은행은 이번에는 지난해 실적호조를 감안해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봉 5000만원인 직원에게 사무실 유지비 등으로 은행이 투자하는 비용은 1억원이 넘기 때문에 이들을 끌어안고는 수익성 높은 은행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앞으로 성과제가 도입되면 신분 불안을 느낀 실적부진 직원들이 각종 금융사고를 일으킬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은행들이 금융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경영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낙오자들을 정리키로 함에 따라 다른 은행에도 수익성 위주의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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