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대전시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장
[투데이포럼]

요즘 프로배구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옛날보다 좋아진 체육관과 멋진 배구경기장, 그리고 키도 크고 체격이 좋아진 선수들이 만들어 내는 멋진 플레이가 관중들을 매료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또 배구에는 리베로가 있는데 이 리베로는 경기의 묘미를 더하기 위해 생겨난 제도로 팀 내 선수들과 다른 색의 유니폼을 입으며 수비와 서브리시브만 가능하다. 그러면서 배구 전체의 흥미를 더해주게 된다. 이렇게 인기를 높이는 것이 요즘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매년 가을이면 교육계에서는 지역 간의 교육격차와 학교간의 차에 대하여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이는 학교선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교육의 질적 차이로 인식되어 선호도가 떨어지고 실제로 성적의 차이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학군을 만들어 내고 결국은 지역발전의 큰 장애물이 되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을 보면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거나 경쟁이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의 학생들은 그만큼 손해를 보며 그것이 고착화되면 동서격차가 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력이란 문제해결 능력을 말한다. 지식을 암기하고 이해하고 적용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답을 만들어 내고 찾아내는 소위 학력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우리의 교육과정에 정상적으로 따라오지 못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초등학교4학년 때부터 학포자가 생기는데 이것이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학생 수가 늘어나고 성취감이라는 경험 없이 단순히 본능적으로 커나간다면 어린나이부터 인생자체를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동서간의 학력격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청에서는 그동안 시설과 환경의 우선투자를 통해 수업여건을 개선해주고 연구시범학교 지정 등 특혜를 주어 우수교사의 전입을 도모했고 각종 교육사업의 투자로 예산 지원 등 외적지원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행·재정지원을 통한 투자 면에서 성과를 보면 그리 개선된 것 같지는 않다. 교사의 넘치는 능력, 학교의 적극적인 투자, 가정교육과 지역사회의 협조, 학생개개인의 변화가 필요한데 이것이 다 갖춰지기가 쉽지 않다. 학교교육이 지금보다 더 기술적 이고 과학적 이며 전문적이어야 하는 이유다.

2017년 미국의 뉴저지주는 지역이나 소득, 교육수준 등을 고려해 차등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주정부 교육지원금의 결과가 좋지 않아 균등 배분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투자를 낭비하지 않으려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교육도 개혁이 필요하다. 그런데 개혁에 앞서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학력이 낮은 학생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가 가장 중요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중요하다. 그들의 노력만이 학력 때문에 실의에 빠진 학생들을 구할 수 있다. 학생들의 마음을 바꾸고 그들의 손을 잡아 이끌어 현재보다. 훨씬 더 나은 능력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역량과 열정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교사의 마음과 손에 달려있다. 그것이 동서격차를 해결하는 답이다. 프로배구를 보는 것처럼 무술년 새해에는 지역 간의 학력 차 걱정이 좀 덜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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