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본사 편집국장
[나인문의 窓]

다이아몬드는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됐다. 그래서인지 인간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보석으로 손꼽힌다. 그런데 그 욕심이 결국 ‘화(禍)’를 부르고 말았다.

“(나는 재산을)물려 줄 자식도 없다. 오로지 국민만을 섬기겠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힌 최순실과 공범으로 전락하면서 철창신세를 지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主文)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은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적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제1차 촛불집회 이후 11월 3일 최순실 구속,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올 1월 21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구속, 2월 17일 뇌물공여·청탁·위증 등의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3월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지난해 4월 29일 제23차 촛불집회가 개최될 때까지 대한민국은 “이게 나라냐?”는 국민들의 탄성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지난 5월 9일 제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썩고 부패한 농액(膿液)을 걷어내기 위한 적폐 청산 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적폐 청산의 화두는 ‘공정성과 정상화’로 압축된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불공정이 판쳤고, 비정형적인 사람과 비정상적인 일들이 나라를 망쳐왔다.

“나는 참으로 즐겁다. 우물 시렁 위에 뛰어오르기도 하고, 우물 안에 들어가 벽돌 가장 자리에서 쉬기도 한다. 나는 한 우물을 온통 차지해 마음대로 노니는 즐거움이 가득하거늘, 동해(東海)에 사는 자라야! 자네는 왜 가끔 와서 보지 않는가?”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송나라 장자(莊子)의 ‘추수편(秋水篇)’에 전하는 그런 교만한 개구리를 닮은 인물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반(反)문명적 일탈은 법의 심판보다 훨씬 무서운 역사의 심판을 받았고, 하나같이 역사와 국민 앞에 죄인이 돼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호가호위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안종범 전 수석을 비롯해 정호성·안봉근·이재만 등 문고리 3인방,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최순실과 함께 국정농단의 중심 또는 언저리에 있던 김종, 차은택, 고영태, 송성각, 장시호 등 영어(囹圄)의 몸이 된 이들을 보면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여러 명이 검찰의 칼날 앞에서 위태롭게 췄던 칼춤의 단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비록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사회 곳곳에 만연한 비뚤어진 적폐를 고치려는 그러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나마 다행이다.

흔히 뉘우침이 없는 역사는 비극을 반복하고, 청산 없는 역사는 미래를 지워버린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콩과 보리도 분간 못하는 숙맥불변(菽麥不辨)의 위선이 진실을 가리지 않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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