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
[시론]

얼마 전 지인과의 식사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업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올 일이 있어 인천공항을 이용하며 겪은 고충을 토로한다. 낮 12시 출발 항공편을 탑승하기 위해서는 출국수속 등을 위해 최소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을 맞춰 도착하려면 이른 새벽에 인천공항행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이다. 공항까지 가는 경비는 둘째치고, 그보다 새벽부터 짐을 챙겨 나와 비행기 탑승까지 이동 및 대기시간 등으로 보내는 7시간여가 너무 아깝고 장거리 비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 버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만이 아니고, 가까이에 있는 청주국제공항을 활용하지 못하는 지역주민들이 오래도록 갖고 있는 불만일 것이다.

대전·충청권, 세종시 등의 인근 주민들은 지근거리에 국제공항을 두고 있으면서도 국제노선의 항공편이 없어 청주공항을 이용하지 못하고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면서 차량으로 3시간 이상 소요되는 인천공항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청주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하는 국토교통부의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신청의 허가 결정이 두 차례나 연기됐다. 국제노선의 다변화 등 청주공항의 활성화로 공항이용의 편의 및 충청권 지역경제 등 모든 분야의 발전을 선도하길 바라는 지역 주민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청주공항은 해마다 적자에 시달리다 지난해 개항 20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으나, 유일한 국제노선인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이마저도 얼마가지 못했다.

청주공항은 1997년 국제공항의 기능을 갖춘 중부권 거점 공항으로 출발했다. 청주공항은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인 KTX 오송역이 있고, 경부, 호남, 중부고속도로 및 주요 국도가 분기되는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해 전국의 어느 공항보다 접근성 면에서 우위에 있다. 또한 대전, 충남·북, 세종시의 인구 550만 명과 경기 남부, 경북 북부지역까지 이용객으로 확보한다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여기에 세종특별자치시의 관문공항으로써 인근의 정부대전청사, 오창과학산업단지, 청주테크노폴리스 등 앞으로 관광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청주공항은 이러한 가능성을 갖고도 성장은커녕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노선의 부재로 항공 승객 및 화물의 인천공항 등으로의 유출은 갈수록 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발급이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해당 면허를 신청한 '에어로K'는 충북 도내 항공관련 학과를 운영 중인 대학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체계적인 산·학·연 프로그램을 운영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등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주공항 활성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진정한 국제공항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조속한 국제항공운송사업 허가 결정을 간절히 기대한다. 이를 통해 청주국제공항은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관문공항과 중부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이며, 자율경쟁시장에서 공급확대를 통해 대전, 충남·북, 세종시 등 중부권 주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청주공항 이용객들에게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편익이 제공됐으면 한다. 궁극적으로는 청주공항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지방공항의 활성화로 국가 균형발전을 실현하고 충청권 주민들의 염원에 귀를 기울여 하루빨리 현명한 결정이 내려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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