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아시아창업중심도시를 건설하자는 청사진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어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사당을 세종시로 이전한 뒤 국회부지 10만평을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창업중심도시의 뿌리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민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3선 의원이다.

민 의원의 구상은 서울을 아시아창업중심도시로, 국회부지를 4차 산업혁명 창업허브로 육성하자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관심을 갖는 건 아시아창업중심도시 건설이 국회 이전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 의원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국회부지를 아시아창업중심도시의 뿌리로 활용하는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경제중심도시, 세종은 행정중심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러 정치인들에 의해 제기됐지만 민 의원의 구상은 보다 구체성을 띠고 있다. 국회의사당 본회장은 과학자총회가 소집되는 장소로, 의원회관과 부속건물은 창업센터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민 의원의 제안은 대한민국 비효율의 상징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나왔다. 비효율의 상징은 세종시에 행정부만 입주해있고, 국회는 서울에 남아있는 것을 지칭한다.

민 의원의 프로젝트는 현재 추진 중인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와 관련해서는 타당성이 있다는 전문기관의 용역도 이미 나와 있다. 하지만 세종시에 국회분원을 설치할 경우 비효율성은 여전히 남는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가 아닌 국회이전이어야 한다. 국회의 중추적 기능 이전에 따른 위헌소지 여부는 해결해야할 과제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의 국회의사당 세종시 이전 제안인지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헌법에 수도를 세종시로 명시하면 민 의원의 제안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도 과거 행정수도 이전을 지지한 바 있다. 우호적인 여론 확산은 행정수도를 견인하는 동력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분리로 인한 비효율 개선 작업은 정쟁이나 지역이기주의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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