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둔원고 수능 예비소집 분위기
감독관 유의사항 설명 관심 없어
안내 나온 학생 허무하게 건물로
수험생 “이미 한번 수능 본 기분”
시험장 둘러보고는 바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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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대전둔원고 예비 소집에 참여한 수험생들이 변경된 시험실 배치도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이심건 기자
“데자뷔(Deja-vu) 같아요. 태어나서 처음 치르는 수능인데도 이미 한번 수능을 본 기분이에요.”

22일 오후 1시45분 대전둔원고등학교. 사상 초유 수능 연기의 혼란과 예비 소집 전까지 내린 비 때문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수능이 일주일 연기돼 불안하고 초초한 시간을 보낸 수험생들은 몸에 기운이 빠져 보였다.

다시 예비 소집에 온 것은 물론 수능을 봐야 한다는 압박에 수험생들은 힘없이 학교 현관에 붙어 있는 시험실 배치도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변경된 시험실 배치도 사진을 찍어 예비 소집에 오지 않은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수험생도 있었다.

이미 도착한 수험생들은 두꺼운 패딩과 편안한 운동복을 입고 미리 학교에 도착해 시험장을 둘러보고 바로 집으로 떠났다.

오후 2시 시험 감독관이 수능 유의 사항에 대해 발표를 시작했다.

대전둔원고에서는 616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른다. 하지만 다시 열린 예비 소집에 참석한 수험생은 4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예비 소집에 참석한 얼마 안 되는 수험생들은 감독관이 말하는 유의 사항에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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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인 딸과 함께 예비 소집에 참석한 갈마동에 사는 이선미(54·여) 씨는 “처음 예비 소집에 왔을 때 딸이 엄청 긴장하며 떨었는데 이번엔 전혀 떨지 않는다”며 “저번에는 운동장에 수험생이 가득 찼었는데 이번에는 별로 안왔다”고 말했다.

다시 열린 예비 소집은 시작한지 10분 만에 종료됐다.

수험생을 안내 하기 위해 나왔던 대전둔원고 감독관들과 2학년 학생들은 수험생 참여가 너무 저조해 허무하게 건물로 들어갔다.

예비 소집 종료 후에 한번 시험실을 확인 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대전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김 모 양은 “지난번 예비 소집에 참가 했지만 시험실이 변경 됐다고 해 다시 확인하러 왔다”며 “일주일 만에 예비 소집에 두 번 오는 경우는 처음인거 같은데 큰 추억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예비 소집을 마치고 수험생들은 공부가 부족했던 부분을 확인 위해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은 자신의 소망을 말했다. “다 필요 없으니 이번에는 수능이 연기되지 않고 꼭 봤으면 좋겠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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