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아침 소식 들은 수험생
시험장까지 가서 알게 된 재수생
학교엔 ‘휴업·정상수업’ 문의 전화

갑작스런 수능연기 소식을 접한 대전지역 수험생 및 학교 현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15일 교육부는 지진이 발생한 이후 시험지 봉인해제가 있었던 오후 6시가 지난 시점에도 별다른 말이 없다가 지진발생 대략 6시간 뒤인 오후 8시 20분경 긴급 브리핑을 통해 수능 연기를 결정했다.

수능 연기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한 수험생과 학교현장은 이때부터 큰 혼란에 휩싸였다. 뉴스로 수능 연기 소식을 접한 대전시교육청은 심야 대책회의를 거쳐 비상연락망을 통해 모든 학교에 긴급 상황에 따른 조치를 신속히 전달했지만 혼란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수능 연기소식을 인지한 시점이 너무 늦었던 것.

뉴스를 보지 못한 수험생 일부는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한채 잠에 들었고 아침에서야 수능연기 소식을 접했다. 대전 지역 수험생 A(18) 씨는 “아침에 일어나 부모님께 수능 연기 소식을 들었다”며 “부모님이 긴장을 풀어 주시려고 거짓말을 하신 줄 알았는데 직접 인터넷으로 보니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재수생과 검정고시 출신, 특성화고 수험생들이다.

일반계고 수험생들은 대부분 학교 비상연락망을 통해 수능 연기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재수생과 검정고시 출신, 특성화고 수험생들은 대부분 수능연기를 통보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능 당일 일찍 수험장을 찾은 학생들도 다수 있었다.

수능 당일 시험장에 온 재수생 B(20) 씨는 “수능 준비를 위해 학원 근처 고시원에서 생활 하는데 방안에 티비도 없고 핸드폰도 쓰지 않아 연기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며 “타지에서 공부하느라 힘든 수험생활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학교현장에서의 혼란도 밤새 이어졌다. 수능 연기가 발표된 직후부터 재량 휴업 등 여부를 두고 학생들과 교사들도 혼란의 연속이었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시교육청이나 각 학교에 전화를 걸어 재량휴업인지, 정상수업인지를 물어봐야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브리핑 이후 등교 관련 전화를 오후 11시 30분까지 계속 받았다”고 말했다.

수능 감독관 교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수능이 치러지는 학교에서 감독관 협의회를 끝내고 집에서 대기를 하던 감독관 C 교사는 “처음에는 크게 당황했다. 수능연기 소식을 접하며 교육청이나 학교로부터 이렇다할 연락이 없어 내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던 때 10시쯤 근무하는 학교로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포항 지진으로 수능 연기 결정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너무 늦게 수능 연기 결정이 난게 아닌지 씁쓸함을 지울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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