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구 대전 유성구 부구청장
[투데이포럼]

대전 유성구 국화전시회가 끝났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계획보다 1주일 연장하고 마무리 지었다. 이렇게 가을에 국화전시회를 연 것도 벌써 8회째. 활짝 핀 3000만송이 국화가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원래 국화전시회는 지금과 같은 규모가 아니었다. 양묘장에서 직원이 취미로 키운 몇몇 국화를 구청 현관 앞에 놓고 오가는 민원인들이 보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국화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화분에 심었던 국화가 이듬해에는 모양도 만들고, 그 이듬해는 화분수를 늘리고, 그러다 찾아오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공식적으로 유림공원에서 국화전시를 하게 된 것이다. 전시된 국화는 3000만송이, 조형물은 900개. 전시회 기간 동안‘국화음악회’를 열기도하고, 일자리창출을 위한 ‘사회적경제한마당’까지 더해 열리는 것을 보고 시민들은 이제는 ‘유성구 국화축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민들이 이렇게 축제라는 명칭을 붙여 불러주는 것은 좋은 일인데, 한편으로는 자칫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일부 낭비성 축제를 연상할까 우려 아닌 우려가 되기도 한다.

우리 유성구에는 공식적인 축제가 일 년에 두 번 있다. 봄에 개최되는 유성온천문화제. 그리고 늦은 여름부터 열리는 주민들의 화합의 한마당인 마을축제. 이 두 축제는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온천축제는 천년온천 유성을 알리는데 효자노릇을 하고 있고 그 규모와 다양성이 인정돼 시 대표축제가 됐다.

마을축제는 소규모다. 마을마다 장기가 있는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와 노래와 춤, 웃음을 선사하고 간단한 먹을거리를 나눠먹으며 도심 속에 각박함을 잊고 이웃과 소통한다.

그리고 시민들이 축제라고 불러주는 가을 국화축제. 국화축제가 열리기 전에 양묘장을 가보고, 다시 축제가 임박하면 유림공원을 점검하지만, 이번에는 축제기간에 찾아온 시민들을 보기 위해 가족들과 밤에 가보았다. 그 때 느낀 것은 한마디로 정겨움이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부터 들었던 대화에는 사랑이 담겨있었다.

그런데 국화전시는 짧은 시간이라도 가족, 친구, 이웃들이 서로 정을 나누는 장소가 됐다. 그리고 행정적인 측면에서 생각할 때 직원들이 양묘장에서 1년 동안 틈틈이 키워 별도의 예산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

예산이라는 말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국민의 세금이다. 이 세금을 올바르게 사용했는지 낭비인지 등에 대한 뉴스는 늘 단골로 나온다. 그런데 유성구 국화축제는 48만명(2016년 통계)이 다녀가는 작지 않은 축제인데도 별도 예산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이제는 전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칭찬을 해준다.

마지막으로 일자리 창출. 국화전시회를 통한 직접적인 지역일자리 창출은 물론 이 기간 동안에 열리는 유성구사회적경제한마당, 로컬푸드페스티벌, 행복한 프리마켓 등의 행사를 통한 기업인들의 만남과 제품 판매 홍보는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결국 유성구국화전시회는 역사는 짧지만 입소문에서 시작돼 수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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