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 온라인 시스템
사립 173곳 중 3곳 참여 그쳐

올해 처음 시행하는 ‘처음학교로’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쪽짜리 시스템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인기 유치원의 경우 학부모들이 어린 자녀 입학을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거나 유치원 입학 신청을 위해 직접 유치원을 찾아가 원서를 접수하는 수고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2018학년도 유치원 유아 모집에 ‘처음학교로’라는 온라인 시스템 개통을 실시했다. ‘처음학교로’ 시스템은 온라인으로 원하는 유치원을 신청하고, 추첨 또한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이 시스템은 학부모들이 시·도 구분없이 원하는 유치원 3곳을 골라 지원하면 온라인상에서 익명으로 처리된 유아정보를 무작위로 선발한다.

이 같은 입학관리시스템은 2018학년도부터 대전지역 전체 공립유치원에 적용되지만 사립유치원은 희망하는 곳에 한정된다. 서울·세종·충북의 2017년 원아모집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시스템 개선 및 고도화 작업을 마치고 대전에서 실시됐다. 올해 대전지역 전체 271개원의 유치원 중 공립유치원은 98개원, 사립유치원은 173개원이다.

문제는 173개원의 사립유치원 중 3개원이 참여했고 그 3개원도 50대 교육과정 우수유치원에 선정돼 참여한 것이다. 대전지역 사립유치원들은 국공립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의 지원, 경쟁률 노출 등의 이유로 참여를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립유치원들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게 되면 교육비가 저렴한 국공립유치원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 '유치원 서열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공립유치원 확대에 사립유치원이 반발했던 상황과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피해는 학부모나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대전지역 한 학부모는 “집 근처 사립유치원에 자녀 유치원 입학 신청을 위해 집에서 새벽 6시에 나왔다”며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아 유치원에 직접 방문해야 돼 불편하고 공립유치원 지원에만 적용되는 반쪽짜리 시스템 같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들이 부담이 돼 참여를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처음학교로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지도가 올라가 내년에는 이런 상황이 좀 나아질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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