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청주시 청사 본관 ‘보존이냐 철거냐’ <하>
보존 유지비용·활용성 등 문제
광장조성 민의표출 상징장소로
“모두 정당 … 시민 의견 반영을”

현 상황에서는 시청사 본관을 보존하자는 측의 목소리가 크다. 대부분의 사회현상에서 전문가 집단이 의견을 주도하는 현상과 같다. 하지만 시청사 본관의 철거 여부는 청주시민 모두의 재산인 통합 청주시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보존에 따른 장·단점을 명확히 따져본 후 이를 시민에게 널리 알려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존을 주장하는 측의 논리는 간단하고 명확하다. 50여 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만큼 근대문화재로서의 상징성과 역사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보존했을때의 단점도 만만치 않다. 우선 비용적인 문제다. 시청사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연면적은 2639.1㎡다. 이를 철거하는 데는 3억 4000여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정확한 비용이 산출되진 않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보존을 위한 리모델링, 내진보강, 토목공사 등에 4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존 결정에 따라 문화재청의 국비 지원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시의 예산이 철거보다 많이 쓰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비용보다 큰 문제는 공간 활용성이다. 시청사 본관은 신청사 부지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현재 옛 농협 충북지역본부와 청주병원까지가 신청사 건물 부지로 예정돼 있다. 계획대로 신청사가 건립된다면 현 본관과 불과 30여m 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시민의 공간이 단절된다는 문제가 있다. 전국 지자체의 새 청사는 대부분 저층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청주시 역시 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현재 청주시청 주차장과 공원, 매입 예정인 청석학원 빌딩은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인구에 비해 시민의 의견을 표출할 광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청주에서는 새로 만들어질 광장이 민의를 표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 시청사 본관이 보존된다면 이러한 시민의 의견제시를 막는 장벽의 역할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는 광장에서 새 청사로 이어지는 시민의 공간이 단절된다는 의미도 된다.

이런 장·단점 때문에 두 차례에 걸친 통합 청주시청사 관련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조심스런 접근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보존과 철거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시민간의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송재봉 충북NGO센터장은 “보존과 철거의 의견이 모두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선과 악’의 대결로 가서는 안 된다”며 “행정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전문가인 건축가들이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제한을 두지 않고 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