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독자위원 칼럼]


오랜 시간을 걸쳐 내려온 음악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음악만큼 잘 녹여 내 우리네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있을까?

25년 전 1인 창업으로 시작한 '700-5425'로 음악과 첫 인연을 맺었다. '사람과 사람사이'라는 슬로건으로 음악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음을 전달한다는 비즈니스의 정체성을 담았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전하고 함께 공유 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은 2004년 소주제조업체를 인수하고도 계속 이어오고 있다.

2006년 계족산 14.5km 황톳길 조성 및 관리, 2007년 계족산 숲속음악회, 찾아가는 힐링음악회, 2016년 대전 맨몸마라톤 등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하는 이유는 모두가 사람과 사람사이를 잇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한 바램이자 실천이다. 그 중 이번에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있는 우리 지역의 명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흔히들 클래식 공연이라 하면 으레 정장을 차려입고 규모가 큰 오페라 공연장을 찾아 격식을 차려야 한다는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틀을 깨고 클래식을 보다 편하고 쉽게 전달하여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대중화에 기여한 맥키스오페라의 뻔뻔(fun fun)한 클래식이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면 계족산 황톳길 숲속음악회장에서 뻔뻔(fun fun)한 클래식 공연이 펼쳐진다. 누구나 부담없이 3代 가족이 함께 즐겨 볼 수 있는 공연이다. 단원 모두가 자부심이 넘치고 실력 또한 출중하다. 그런 공연을 숲에서 모두에게 무료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피아노를 산으로 올리고 오페라공연을 열게 된 계기는 이렇다. 2006년 계족산 황톳길에서 맨발로 걷고 달리는 마사이마라톤대회(지금의 계족산 맨발축제)를 처음으로 열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이 일년에 한번만 이뤄지는 행사를 아쉬워했다. 고민 끝에 한 달에 한번씩 맨발걷기 행사를 열었다. 진행해 보니 뭔가 아쉬웠다. 궁리 끝에 숲 속에서 음악회를 열어보자고 했다. 마침 계족산에는 공연장으로 활용하기에 괜찮은 공간이 있었다. 계족산(장동산림욕장) 입구에서 1.5㎞정도 올라가면 아름드리 참나무 숲으로 하늘을 가린 널찍한 공간이 있다. 소박한 무대와 함께 여러 개의 나무 평상이 놓여 있었다. 거기에 돌을 깔아 앉을 수 있는 객석공간을 늘려 천 여명이 관람 할 수 있도록 해 하늘과 땅 그리고 숲이 어루어진 천혜의 공연장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2007년부터 숲속 음악회를 시작했다. 처음엔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뮤직앙상블'이라는 팀을 만들어 공연을 하다가 2012년부터는 맥키스오페라공연단을 만들어 '뻔뻔한 클래식'공연을 매주 열고 있다. 해가 거듭 할수록 호응이 뜨거워 매년 돌을 추가로 깔아 객석공간을 늘렸다.

숲속음악회 외에도 연간 130여회 지역 곳곳을 찾아가 힐링음악회를 연다. 다만 몇 가지 원칙은 있다. 우선 문화적으로 소외된 계층이나 지역을 위주로 찾아가면서 공연을 한다. 돈, 시간, 거리의 제한 땜에 문화를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을 찾아가 공연하자는 것이다. 누구나 문화를 누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원칙은 공연단원들에 대한 대우를 잘 해주자는 것이다. 그래야만 수준 높은 공연이 되기 때문이다. 무료공연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공연의 질'을 걱정 할 것이다.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 원칙은 꼭 지키고 있다.

지난해, 피아노를 배로 옮겨 충남 서해안 5개 섬을 찾아 다니는 '섬마을 힐링음악회'를 개최했다. 음향장비와 인력이 6일간 5개의 섬을 옮겨 다닌다는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섬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평생에 이런 공연을 수십년간 머물러 온 삶의 터전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연신 회사와 단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뻔뻔한 클래식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나누는 것에 대한 보람이 크게 느껴졌다. 나눔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다. 대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중앙로 지하상가 공연을 비롯해 대전 지하철역, 세종 호수공원 등 정기 무료공연이 확대되는 것이 음악을 통해 사람과 사람사이를 잇고, 치유를 말하는 뻔뻔(fun fun)한 클래식의 존재의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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