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유승병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아침저녁의 상쾌함이 가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하는 요즘이다. 기상학적으로는 보통 9월과 11월 사이를 가을이라 하고, 기온 변화에 따른 자연계절은 1일 최고기온이 25℃ 이하이면 초가을, 1일 평균기온이 10℃에서 15℃ 사이일 때를 가을, 1일 평균기온이 5℃에서 10℃ 사이를 가리키면 늦가을이라고 한다.

요즘을 기온분포에 따른 자연계절로만 본다면 아직은 초가을인데, 어찌된 연유인지 여름과 가을이 오가고, 초가을과 늦가을이 오가는 예측할 수 없는 계절을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8월 중순 경부터 전에 없는 기온의 오르내림, 그리고 장마라고 불릴 만큼 지루했던 비 소식들이 그 원인이었던 것 같다.

날씨뿐만 아니라 기온 상승으로 지구의 기후대에도 큰 변동이 일고 있다. 건조기후 지역이 늘어나고 온대기후 지역이 점차 아열대 지역으로 변해 가며, 툰드라기후 지역도 줄어드는 추세다. 게다가 가뭄, 홍수, 태풍 등의 자연재해 발생률과 그 강도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주요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이젠 기후변화의 현장으로 멀리 북극의 녹아내리는 빙하나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지고 있는 남태평양의 산호섬 ‘투발로’까지 찾아 볼 필요도 없다.

이번 여름 우리를 찾아온 견디기 어려웠던 폭염,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 국지적으로 쏟아지던 폭우 소식과 그 생채기들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심해지고 빈번해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들을 우리는 하나의 자연현상으로만 여겨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하기 보다는 이제부터라도 기후변화 현상들을 줄이고 막기 위해 우리의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시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 온난화 속도를 완화하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정책과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 산업의 변화, 폭염이나 폭우 등 재난발생 증가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후변화 적응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중에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기후변화교육을 통해 시민들에게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생존의 위협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온맵시·쿨맵시 캠페인, 친환경 설·추석명절 캠페인 등을 전개해 에너지 절약과 자원절약 등 친환경생활 실천운동 확산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었다. 그리고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전문교육을 이수한 온실가스 진단 컨설턴트들이 가정과 상가를 방문해 에너지 사용실태를 점검해주고 에너지 절약방안을 컨설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 중심으로 LED 조명 등 고효율기기 도입, 공공부문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시행 등 에너지 사용량 감축을 솔선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폭염, 폭우, 가뭄 등 기상 이변으로부터 시민의 건강과 재난재해 등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기후변화 적응대책으로 무더위 쉼터나 그늘막을 설치하고, 도심에 나무를 많이 심는 일, 폭우에 대비해 미리 하수관을 준설하거나 급경사지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는 일 등이다.

이렇게 기후변화를 완화하거나 적응하기 위한 노력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됐으며 우리의 관심과 실천이 가장 절실한 때다. 생활 속에서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천운동은 에너지 절약, 나무심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이다. 우리 후손들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저탄소 친환경생활 실천운동에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를 다시 한 번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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