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신화엔지니어링 종합건축 대표 VS 강도묵 ㈜경동기술공사 대표

'한강' 이남에서 건축 및 토목 감리용역 업계의 대표적인 '쌍두마차'가 있다.

김인수(56) ㈜신화엔지니어링종합건축 대표와 강도묵(46) ㈜경동기술공사 대표가 주인공. 이 둘은 지난 80년대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감리용역 업계에서 기업을 최고 정예 사단으로 키운 CEO들이다.

하지만 걸어 온 길은 사뭇 다르다. 감리용역 업계의 대표적인 양대 축인 건축과 토목 분야 중 김인수 사장이 이끄는 신화엔지니어링은 건축 분야에서 또 다른 '신화'를 만들었다. 강도묵 대표가 이끄는 '사단'은 토목 분야의 단연 으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강 이남'에서 '최고'라는 평이 무색할 정도다.

▲ /사진 = 김대환 기자
남북 이산 40년 만에 서울과 평양에서 고향방문단의 최초 혈육 상봉 등 역사적 사건이 이뤄지던 해인 지난 85년 7월, 김인수 사장은 신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건축 설계 업계에 뛰어든 지 불과 수년 만인 92년에는 자본금을 증액한 데 이어 1년 만인 93년에는 자본금을 두 배로 증자했다.

재건축 아파트를 포함해 공동주택 설계만 약 10여만 가구에 달하는 실적을 올린 김인수 사단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할 지역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외지 대형 아파트 설계를 따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중구 태평주공1재건축 1234가구를 비롯해 대전 서구 내동 주공2재건축 3042여가구, 중구 문화동 대우·신동아 2200여가구, 유성구 노은1지구 현대 1080여가구, 장대동 대우이수 600여가구, 경기도 고양시 행신 1·2차 2000여가구 등 한강 이남에서 신화의 손이 거치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러나 김 대표가 감리용역 업계에 눈을 뜬 계기는 그의 탁월한 '혜안(慧眼)'에 있었다. 지난 89년 천안 독립기념관 내 일부 건물의 화재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책임감리 제도'를 도입하자 이에 맞춰 건축 설계 분야에서 감리업계로 눈을 돌린 것. 순수 건축 엔지니어링 출신인 김 대표에겐 다소 모험이었지만 수년 내 업계 수위를 달리는 최고 '정예 사단'으로 키웠다.

신화의 노하우는 2001년 부산컨벤션센터 감리 업무 때 빛을 발했다. 당시 우수감리의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후 신화는 2002년 경남 마산 농산물시장 우수 감리로 농림부 장관상과 교육시설 우수설계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 등 각종 대외 장관상을 휩쓸었다.

신화의 설계 기술은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2곳에 현지사무소를 운영 중인 신화는 최근 중국 베이징 한국국제학교 설계를 비롯해 필리핀 마닐라에 대형 병원 2곳도 설계했다. 국내의 무형 자산이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셈이다.

전 홍성표 대전시교육감과 전직 고위 공무원들이 잇따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신화가 설계한 국제학교를 시찰한 뒤 지역 기술의 해외 진출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일화도 있다.

▲ /사진 = 김대환 기자
토목 감리용역 분야 최고 사단 중 하나인 경동기술공사는 지난 16년간 건실한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 발돋움한 대표적인 지역 기업이다.

88년 12월 설립한 경동기술공사는 그동안 지역 내 동종업계 최초로 KS A/ISO 9001인증서를 획득, 현재 전문기술용역업의 엔지니어링 분야에 도로 및 공항, 도시계획 분야를 포함한 20개 분야 및 총 40개 주요 분야에 등록, 면허를 갖춘 최고 사단으로 성장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강도묵 대표는 그동안 경부고속도로 수원∼남이 구간, 중부고속도로 여주∼구미 구간, 동해고속도로 동해∼주문진, 청주∼상주간 고속도로, 서해안 서천∼당진고속도로 등 '제주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경동의 기술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특히 경남 양산물금지구를 비롯해 충남 아산국가공업단지인 포승지구, 경기도 용인죽전지구, 아산 배방지구, 대전 가오지구, 대전 서남부 개발 등 대형 신도시개발 설계에 경동의 기술은 어김없이 뻗쳤다.

강 대표 역시 해외 건설사업에도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최근 2년여간 중국 길림성 도문시와 연길시의 도시계획을 주도했다. 지난 10여년간 자체 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점도 세계를 향한 밑거름이 되기 시작했다.

2003년 '환경의 날'엔 기술의 친환경적인 노하우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수여한 '아름다운 사람상'을 가장 아낀다"며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나눔의 문화에 동참했다는 데 나름대로 의미를 두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다.

"50대에 접어들면 기업의 이익을 반드시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강 대표는 "그래서 지금 더 열심히 노력해 베풀 수 있는 역량을 더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역사는 물론 인생에서도 선배인 김 대표는 "건축 전공 후 현장에서 수십 년간 고초를 겪으면서 건축물의 크기보다 그 구조와 성격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단연 '처음'이나 '최초', '최고'를 고집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은 걸어 온 길은 다르지만 기업을 최고 사단으로 키운 '최고 사령관'이란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업계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그런데 이 두 CEO의 숨겨진(?)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이들 둘은 모두 자식들에게 만큼은 절대 아버지가 걸어 온 길은 답습시키고 싶지 않단다. '무형'의 기술로 한강 이남에서 최고 '사단'을 만든 이들 최고경영자에게서 적잖은 고뇌와 힘든 여정을 읽을 수 있게 한다.

김인수 대표 프로필

▲출생 : 1949년 대전 동구 마산동
▲학력 : 1990년 2월 한밭대 건축공학과 졸
▲경력 : 1984년 10월 건축사 취득, 1985년 8월 건축시공기술사 취득, 1985년 7월 ㈜신화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설립, 현 한국건설관리(C·M)협회 충청지회장, 한국건설감리협회 부회장, 한국건설감리협회 건축협의회 회장

강도묵 대표 프로필

▲출생 : 1959년 충남 공주 정안면
▲학력 : 1986년 2월 충남대 농과대 농공학과(현 토목과 전공) 졸, 1997년 2월 충남대 산업대학권 산업경영자 과정 수료, 2000년 1월 고려대 행정대학원 최고관리자 과정 수료
▲경력 : 현 바르게살기 대전시협의회 부회장, 충남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평송장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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