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대산단지)가 첨단화학특화단지로 탈바꿈 한다는 소식이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계가 이곳에 1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니 첨단화학특화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대산단지는 1988년부터 석유화학업체들이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울산, 여수와 함께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로 성장했다. 연매출 40조원에 매년 4조4000억원의 국세를 납부할 정도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충남도, 서산시 등은 어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양해각서(MOU)를 맺고 첨단화학특화단지 조성에 상호 협력키로 다짐했다. 대산단지의 첨단화학특화단지로의 변모는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다. MOU에는 중소 고부가 정밀화학업체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렇게 되면 연관산업의 보완을 통한 석유화학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이른바 집적화, 대형화다.

대산단지 입주기업들이 손을 맞잡은 데는 서로의 공감대 형성에 기인한다. 대산단지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입주업체 간 응집력이 떨어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대형 석유화학업체가 몰려있고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게 뒤얽힌 토지문제 등이 추가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예컨대 에스오일은 단지 내에 큰 부지를 소유하고 있지만 인근의 한화토탈과 롯데케미칼의 협조 없이는 부지 활용에 한계가 있다.

첨단화학특화단지 조성은 인프라 확충이 동반돼야 한다. 그동안 대산단지는 국가산업단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정부지원에서 홀대를 받아왔다. 무엇보다 대산단지는 용수공급에 취약하다. 물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추가공급은 제한적이다. 올 상반기 가뭄을 가까스로 넘겼을 정도다. 서해의 바닷물을 활용하는 대산단지 해수담수화 시설 추진을 요구하는 까닭이다.

대산단지는 전력공급도 불안하다. 발전소와 변전소가 각각 1개씩뿐으로 정전사태라도 발생하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수국가산단(발전소 5개, 변전소 6개)이나 울산국가산단(발전소 4개, 변전소 6개)과 비교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의 입장에서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첨단화학특화단지의 모델을 구축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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