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저는 지난주 토요일에 목척교 환경봉사를 마치고, 오늘 수혜가정인 이 O자 O자 할머니 댁을 가족과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할머니는 올해 81세로 아들 둘이 있지만, 모두 어렸을 때부터 잘 배우지 못하여 지금은 둘다 어렵게 살고 있다고 하셨고, 할머니를 찾아오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충북 옥천이 고향인 할머니는 23세에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에게 시집을 오셨는데, 할아버지가 술을 매우 좋아하셔서 생활이 힘들고 두 아들도 잘 가르치지 못하고 어렵게 사셨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는 연탄장사도 해보시고 둔산동 샘머리아파트에서 8년 동안 청소일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하셨는데, 그러면서 골다공증이 생기셔서 지금까지 몇 년을 고생하고 계시고 지금은 주민센터에서 나오는 기초노령연금 20만원과 복지관에서 풀뽑기와 같은 소일거리를 하며 약간의 용돈을 벌어서 생활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18년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에 혼자 계시게 되면서 많이 외로우신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할머니께 찾아오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사회복지사가 전부인데, 할머니는 복지관에 친구분들을 만나러가고 싶어도, 30분이 넘게 걸리는 언덕길인데다가 골다공증으로 걷기 힘드셔서 늘 집안에서 혼자 생활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렇게 어렵고 외롭게 사시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긍정적인 말씀을 해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뵙고, 조그만 일에도 부모님께 짜증을 내는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할머니 댁을 떠나면서 할머니가 혼자 계시지 않게 우리나라 복지가 훨씬더 좋아져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을 댁에서부터 복지관으로 모셔갈 수 있는 할머니들께 편리한 차량을 운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복지관에서 친구분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식사도 하시면서 하루를 보내면, 할머니께서 집에서 혼자 지내는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연탄 수혜가정을 방문하려고 했을 때, 할머니가 어떠실까, 혹시라도 우리 가족이 폐를 끼치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오히려 미안해하시면서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할머니를 뵙고 나니, 만나뵙기를 참 잘 했다고 생각했고, 앞으로 시간내어 할머니를 찾아 뵙고 말동무라도 해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힘들고 불편한 분들이 있다는 것을 크게 의식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번 기회에 대전봉사체험교실을 통해 참된 봉사를 실천하는 학생이 되겠습니다.

권민준<대전장대중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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