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본부장
[목요세평]

정부가 석탄화력발전,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축소하고 가스발전과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 중이다. 특히 2030년까지 전체 전력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신재생 3020' 계획은 기존 계획들보다 신재생보급 목표를 상회하고 있다.

REN21(Renewable Energy Policy Network for 21st century)에서 제시한 발전설비용량의 30%, 전력수요의 24.5%, 신규설비용량의 62% 라는 2016년 세계 재생에너지 비중 통계를 고려해 보면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계획이 제시된 만큼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태양, 바람 등 자연을 에너지의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청정하며 온실가스의 배출이 없지만 설치장소, 경제성 등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자원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UAE에 비해서는 일사량이 부족하고 태양광 발전의 이용효율이 낮지만 독일, 일본과 비교하면 높다.

현재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30%가 넘고 2030년 50%, 2050년 80% 비중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독일보다 우리나라의 조건이 우세하다면 잠재량과 지리적 조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용효율이 높은 국가의 태양과 풍력발전단가는 기술개발로 인해 그 어느 발전원보다 낮은 수준에까지 도달했으며 향후 10년간 30% 이상의 추가적인 하락이 기대된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증가할수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단가 저감과 효율증대를 위한 기술이 개발·적용되어야 하며, 도시 환경에서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도시 신재생이 확대되면 입지, 경제성 등의 문제가 해결되며 여기에 자립형 마이크로 그리드가 확대되면 송배전 관련 문제도 최소화 된다.

건물/주택 옥상이나 벽면에 설치하는 BIPV(건물일체형 태양전지)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건축 자재로서 태양전지가 건축물에 적용되고, 유휴지에 태양광 모듈이 설치되며, 연료전지가 건물 내부에서 작동하면 자체적인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실시간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예보·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되고 건물간의 에너지를 거래할 수 있게 되어 전체적인 효율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혁신 기술은 산업 측면에서도 파급이 크다. 도시 신재생 기술과 다양한 기술의 융합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육성도 가능하다. 개발 초기라는 점과 독일이나 미국들의 여러 도시가 재생에너지 100% 보급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수출산업으로 만들 수 있다.

신재생 3020을 통한 에너지 전환 목표에 대해 전체적인 방향성은 공감하면서도 너무 급작스런 변화가 아닌가하는 의견도 있다.

지난 7월 25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주최한 '신재생 3020 전략 포럼'에 참석한 독일 생태연구소의 펠릭스 마테스 박사는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지금보다 수십 배 높았을 때부터 에너지 전환을 고민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신재생에너지원은 다른 어떤 에너지원에 비해서도 경제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사용자와 생산자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분산형 에너지의 확대는 세계적인 큰 흐름이며,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 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2030년 전력량 20% 보급이라는 '단계적' 전환 목표 달성을 위한 혁신기술 개발에 매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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