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 공사·공단 경제특집]
매년 매출·순이익 사상최대 경신
고강도 경영혁신으로 체질 개선
최고수준 위·변조 방지기술 활용
해외 ‘짝퉁 수출품’ 막는효과 톡톡

▲ 한국조폐공사가 정부 경영평가 3년 연속 A 달성후, 임직원들이 단체로 사진을 찍고 있다. 조폐공사는 공기업 가운데 3년 연속 A등급을 받으며 그 명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제공
한국조폐공사(사장 김화동)는 지난 6월 발표한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3년 연속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조폐공사는 공기업 가운데 3년 연속 A등급을 받으며 그 명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조폐공사는 화폐 제조를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다. 조폐공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별로 좋지 못하다.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 확산 등으로 화폐 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등 전통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조폐공사는 이 같은 환경 악화를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경영혁신으로 이겨내면서 3년 연속 정부 경영평가 A등급 획득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강도 높은 혁신으로 ‘작지만 강한 공기업’ 실현이 비결


조폐공사는 최근 3년동안 매출과 순이익이 매년 사상 최대를 경신하는 등 창립 이래 최고의 경영실적을 냈다. 2013년 4271억원이던 매출액은 △2014년 4276억원 △2015년 4595억원 △2016년 4643억원으로 늘었다. 순이익 또한 2014년 33억원에서 △2015년 52억원 △2016년 62억원으로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공공기관 평균 부채비율은 183%인 가운데 조폐공사는 17.8%라는 부채비율을 기록, 무차입경영을 이뤘다.

지폐와 주화 사용량이 정체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조폐공사가 이처럼 3년 연속 높은 실적을 낸 것은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통한 사업체질 개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대국민 공공서비스 질 제고 △자립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신수종(新樹種) 사업의 꾸준한 발굴 △공기업 최고 수준 재무 건전성 유지 △우즈베키스탄 해외 자회사(GKD) 턴어라운드 성공 등에서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공공서비스 분야에선 여권 발급량이 지난해 462만권으로 사상 최대로 증가시키며 세계 최단기간 발급서비스를 제공했다.

세계 최초 점자여권 도입, 역대 최저 위조지폐 발생, 청소년증 기능개선 등 공공서비스 품질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위변조방지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 민간의 큰 호응을 받은 점도 호평을 받았다. 브랜드보호 서비스로 중국 시장에서 짝퉁 화장품 발생을 방지했고, 주유소 주유기 조작 방지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가짜 석유 판별용지를 개발하는 등 위조방지 서비스를 화폐에서 일반 거래의 영역까지 확대했다. 한편 조폐공사는 지난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평가에서도 A등급,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도 4년 연속 1등급(매우 우수) 기관에 선정된 바 있다.

▲ 2016년 조폐공사 신기술 설명회 현장. 한국조폐공사 제공
◆세계5위 조폐·보안기업으로 도약


조폐공사가 은행권, 주화 및 기념주화 등 돈만 만드는 건 아니다. 수표, 우표, 증권, 상품권을 비롯, 전자여권, 주민등록증, 전자공무원증, 외국인등록증 등의 각종 신분증, 그리고 훈장, 기념메달, 보안용지, 보안라벨, 골드바 등 무려 660여종의 제품을 만든다. 공기업 가운데 제조업을 영위하는 곳은 조폐공사가 유일하다.

조폐공사는 화폐 제조과정에서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위변조 방지 기술을 활용, 국산 수출상품에 적용함으로써 해외에서 ‘짝퉁’ 제품을 방지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기술연구원을 통해 자체 개발한 기술을 중소기업에 전수해 동반성장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퀀텀 점프’를 위한 또 하나의 성장점은 해외시장이기 때문이다. 조폐공사는 은행권 용지, 주화 등 전통 제품에 더해 전자여권, 전자주민증 등 첨단 제품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등 세계 최고 조폐·보안기업으로 우뚝 서고 있다.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은 “꾸준한 경영혁신과 대국민 서비스 제고로 5년 연속 정부 경영평가 A등급 달성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 한국인삼공사 정품인증 보안 포장지. 한국조폐공사 제공
◆조폐공사 위변조방지 기술, 해외 시장에서 짝퉁 제품 막는 효과 ‘톡톡’


적지 않은 국내 수출 기업들에겐 큰 ‘골칫거리’가 있다. 바로 ‘짝퉁’ 상품이다. 특히 중국 시장이 그렇다.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수출상품을 베껴 가짜 브랜드를 달고 버젓이 판매하는 현지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짝퉁 상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수출 제품에 진품(정품)임을 손쉽게 가려낼 수 있는 보안요소를 적용하는 것이다. 위변조방지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조폐공사는 자체 개발한 정품인증 및 브랜드 가치 보호 기술을 공개해 국내 수출 기업들을 돕고 있다.

세계 40여개국에 홍삼제품을 수출하는 한국인삼공사는 조폐공사와 ‘정관장’ 정품인증 계약을 체결했다. 천삼·양삼·지삼 등 인삼공사가 생산하는 ‘정관장’ 브랜드의 홍삼 제품 포장지를 조폐공사로부터 공급받는다는 내용이다. 이 포장지는 복사방해패턴 보안용지에 화폐 제조에 적용하는 은화(숨겨진 문양)가 새겨져 있다. 소비자들은 포장지에 숨겨진 ‘KOREAN RED GINSENG’, ‘정관장(正官庄)’, ‘고려삼(高麗蔘)’ 등의 은화를 확인해 간편하게 진품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짝퉁업체들이 이 포장지를 복사해 활용하려 할 경우 복사본에 ‘COPY’라는 문자가 인쇄돼 복사로 사용할 수도 없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6월 인삼공사로부터 '정관장' 브랜드 보호용 포장용지기술 개발을 의뢰받아 6개월여만에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3년 간 46종(620여만장)의 위변조방지 포장지를 인삼공사에 공급하게 된다.

‘A.H.C’ 브랜드로 유명한 화장품업체인 카버코리아, 명품 손톱깎이를 생산하는 ‘쓰리쎄븐’(THREE SEVEN) , 화학업체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KEP)’, 마이크로 금형 및 홀로그램 보안필름업체 ‘3SMK’ 등도 조폐공사의 위변조 기술력을 활용해 수출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보호함으로써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카버코리아는 마스크팩, 아이크림, 토너 등의 제품에 조폐공사의 위변조방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세계 90여개국에 손톱깎이를 수출하고 있는 쓰리쎄븐은 불법 복제품을 막기 위해 조폐공사의 잠상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보는 각도에 따라 ‘777’과 ‘태극 문양’이 선택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조폐공사는 위변조방지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본사 기술연구원을 통해 첨단 기술도 개발중이다. △플라스틱 재질의 카드나 패키지 표면에 미세선 및 미세문자를 구현, 불법복제가 어렵도록 한 ‘도드라인(DoDㆍLine) 브랜드 보호기술’ △입체적인 느낌의 이미지 변환 효과로 다양한 시각 효과를 구현하고 스마트폰으로 이력 추적까지 가능한 ‘스마트 입체필름’ △보이는 방향에 따라 색상 및 문자가 변하며 스캐너 및 복사를 방해해 위변조를 방지하는 ‘엠보싱 잠상 패턴(Ⅱ)기술’등이 그것이다. 이들 정품인증 보안기술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류, 약품, 식품, 자동차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조폐공사는 중소·중견 기업과의 동반성장 차원에서 화폐 제조 보안기술을 활용한 위변조방지 및 정품인증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폐공사는 2014년부터 매년 신기술 설명회를 열고 있다. 공사가 보유한 최첨단 위변조방지 기술을 중소·중견기업과 공유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는 기술설명회를 통해 지금까지 복사방해패턴, 엠보싱 잠상, 전자봉인 보안모듈, 히든QR 등 21가지 기술을 공개했다. 이로써 조폐공사는 올해도 ‘위변조방지 신기술 설명회’를 개최해 협력업체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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