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억수 충북시인협회장
[에세이]

지난달 충주 문학관을 다녀왔다. 충주 문학관은 2007년 11월 29일 옛 충주시립도서관 건물을 고쳐 1층을 제1전시실·제2전시실·제3전시실로 꾸며 문학관으로 개관했다. 문학의 사전적 의미는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따위가 있다. 이러한 문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소개하고 다양한 문학의 지원과 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공간을 마련한 곳을 문학관이라고 한다.

충주 문학관은 충주지역 문인들의 귀한 자료를 보존하고, 충주지역 문인들의 집필과 문학 활동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지역 문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목적으로 건립됐다. 충주시 예성로 207번 길에 위치한 충주 문학관에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볼 수 없었던 충주 문학과 관련한 귀한 작품과 서적 및 물품 등을 모아 전시해 놓았다.

제1전시실은 연표를 통해 한국 문학사와 충주 문학사를 소개하고 있다. 작고 작가의 유품과 흉상이 함께 전시돼 있다. 권태응 선생의 낡은 가죽장갑과 메모장, 박재륜 선생의 안경과 만년필 그리고 담배 파이프, 이상화 선생의 사진 3점은 그 시대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세 분의 흉상에 묵례를 올리고 전시실에 들면 작고 문인 강준형, 권태응, 김기태, 박재륜, 염재만, 유재형, 정호승, 홍구범, 윤송연, 이상화 선생의 사진과 간단한 활동사항이 벽면에 걸려있다. 또 다른 벽면에 190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현대문학과 충주 지역 문학의 연표를 10년 단위로 소개해 놓았다.

제2전시실은 충주 지역의 현존 작가와 충주지역 출신 작가를 영상과 패널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작가의 생활을 담은 디오라마를 통해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문학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사진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 문학인의 고뇌를 이해할 수 있다.

제3전시실은 충주의 문학단체와 그 역사의 궤적을 소개하고 있다. 문학의 5대 장르 시, 소설, 수필, 희곡, 비평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충주 문학인들의 자취를 다양한 빛깔과 백라이트를 이용해 소개하고 있다. 충주 문인들의 자취를 간직한 여러 모양의 시비를 사진으로 전시해 놓았다. 충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의 작품집과 친필원고가 전시돼 있어 원고지에 묻어난 작가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상설전시관에는 충주지역 작가의 작품이 시화 형태로 전시되고 있다. 집필실은 충주 문학관 입구 관리실 뒤편에 있으나 출입문에 리모델링 중이라는 안내표와 함께 잠겨있다. 충주 문학관은 충주 문학의 맥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돼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 우리의 위치는 어디쯤인지 생각해보는 공간이다. 충주문학의 자긍심과 얼을 계승 발전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충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충주문인협회와 여타 문학단체의 문학인이다.

충주시가 충주시립도서관 별관 건물에 충주문학의 혼이 깃든 훌륭한 공간 충주 문학관을 마련해 놓고도 홍보와 관리 소홀로 직무유기를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관람객을 위한 안내 책자와 안내인 없는 충주 문학관의 운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충주 문학관이 옛 충주시립도서관을 고쳐서 인지 2층은 문학관이 아닌 도서관 기능인 열람실로 운영되고 있다. 2층 공간 또한 문학인을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탈바꿈하였으면 한다.

충주 문학의 역사와 충주 문학인의 면면을 둘러보면서 충북지역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2007년도에 개관한 충주 문학관의 존재를 10여 년 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자괴감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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