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양주 산란계 농가 등에서 '살충제 달걀'이 추가로 검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농림축산부가 산란계 농가 243곳에 대해 1차 조사한 결과다. 철원의 농가에서는 금지된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 양주농가에서는 닭 진드기 박멸용으로 사용하는 살충제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로써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농가는 5곳으로 늘었다. 농식품부는 전국 산란계 농장 1456곳을 대상으로 전수검사에 들어가 살충제 달걀이 더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살충제 달걀의 일차적 책임은 농장주에 있다. 이들은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 금지된 맹독성 살충제를 뿌렸다. 진드기를 제거하는 살충제는 따로 있다. 하지만 효과가 좋다는 이유로 사용 금지 살충제를 썼다고 한다. 먹거리 안전에는 관심이 없었던 듯하다. 정부는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 파동이 일어난 뒤에도 안심하고 있다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친환경 인증 농가가 생산한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는데 소비자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식품 구입 시 친환경 인증 마크가 있으면 일단 안심을 하게 된다. 값이 훨씬 비싸더라도 구입하는 이유다. 살충제 달걀로 친환경 인증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이참에 정부는 친환경 인증 농가에 대한 지도를 강화해야겠다. 농가에 친환경 인증을 부여했으면 제대로 법규를 이행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해야 마땅하다.

정부가 달걀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은 건 늦었지만 다행이다. 달걀을 검사하고 선별, 포장하는 등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식용란 선별포장업을 신설키로 했다고 한다.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이 진열대에 올라가기에 앞서 검수단계를 거치도록 한 것이다. 산란 일자와 세척 등 생산 관련 정보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종의 달걀 이력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살충제 달걀 검출 농장 2곳에 대해 친환경인증 취소 절차에 들어간 건 일벌백계의 의지로 보인다. 먹거리와 관련해서는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엄격해야 한다. 달걀뿐만 아니라 식탁에 오르는 모든 식품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살충제 달걀을 반면교사로 삼아 먹거리 안전성 확보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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