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규 청주 흥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시선]

함무라비 법전의 기본정신은 ‘약자가 피해를 보지 않고 고아와 여성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이라는 사회정의실현과 약자에 대한 보호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잘 알려진 함무라비 왕의 법전은 인간사회와 법, 그리고 정의에 화두를 던지는데, 눈여겨 볼 부분은 이 법전이 결혼 생활 및 가족 관계, 노예 등에서 발생하는 소외되고 피해를 본 사람들에 대한 법률을 많이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족 등에 대한 사회적 약자 보호 정신은 가족을 사회의 가장 신성한 기본단위로 여기고, 결혼을 애정의 결실이라기 보다는 신뢰의 표시이며 사회적 유대라고 생각하도록 후대에 그대로 계승됐다. 함무라비 왕의 역사는 현재 경찰의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 보호 3대 치안정책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국민주권 시대를 열고 정의의 기반 위에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등 5대 국정 목표와 20대 국정 전략을 설정하고 전략별 100대 국정과제로 체계화했다.

특히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데이트 폭력, 몰래카메라 범죄 등과 각종 젠더폭력 및 아동·노인학대 등에 대한 안전 강화를 위해 사회적 약자 보호 및 민생치안 확립을 치안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이에 경찰은 사회적 약자의 안전행복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젠더폭력을 중심으로 아동, 노인, 장애인,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전반을 아우르는 3대 치안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성·가정·신종 여성폭력 근절과 여성안전 등 젠더폭력 근절을, 둘째는 아동·노인·장애인에 대한 학대·실종 대응 강화, 마지막으로 학교폭력 및 청소년에 대한 선도 보호 강화 등이다. 경찰은 젠더 폭력 근절을 위해 피서철 카메라 이용 촬영범죄, 데이트 폭력 집중단속 및 향후 우월적 지위 이용 성범죄, 가정폭력 위기가정 집중점검, 여성 범죄 안전 환경조성, 피해자 보호·지원 등을 강력히 추진할 방침이다.

학대·실종 대응 강화를 위해 미취학·장기결석 아동 점검, 보호시설 점검 등 사각지대 해소 및 치매 환자 사전등록 의무화, 배회 감지기 무상 보급, 협업 공조체계 확립 등 실종 정책을 내실화하고 있다. 또한, 아웃리치 활동, 가출팸 해체,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교·가정 밖 청소년 비행 예방 및 선도 보호 활동 역시 강화하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는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고 정리해 쓸모 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음을 표현한 속담이다. 아무리 좋은 지식과 정책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고, 세상만사가 꿰는 것과 꿰어지는 것이 합쳐 많은 일이 이뤄지듯, 혼자보다는 함께하면 더 많은 것과 좋은 것을 빨리 이룰 수 있다.

경찰이 추진하는 사회적 약자 보호 3대 치안정책에 가족과 이웃 더불어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뜻을 모아 행동한다면 사회적 약자가 안전하고 행복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함무라비 왕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법전을 만들었고 경찰은 사회적 약자 보호 치안정책을 추진 중이다. 사회적 약자 보호는 오랜 역사 동안 계속 되풀이되어 발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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