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고구마·땅콩농가 피해 극심, 떼로 나타나 마구잡이로 파헤쳐, 복숭아나무도 다 잘려… 대책 절실

최근 논산지역에 멧돼지가 떼지어 다니며 수확을 앞둔 고구마와 땅콩 등을 마구 파헤쳐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농민들에 따르면 논산시 연산면 화학, 덕암리와 양촌면 채광, 신기리 등 산간 지역에 멧돼지가 떼지어 다니며 고구마와 옥수수, 땅콩 등을 망쳐 놓고 있다.

연산면 화학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오모씨(73)씨는 지난주 한창 여물기 시작한 고구마 밭에 멧돼지 떼가 출현해 고구마 밭 700여평 중 100여평을 마구 파헤치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오씨는 "원두막을 지어 놓고 농작물을 지키는 데도 멧돼지 떼가 순식간에 나타나 농경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며 "멧돼지가 훑고 지나간 자리는 농작물은 물론 땅까지 마구 파헤쳐져 수확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양촌면 신기리 김광재(60)씨도 지난달 중순경 복숭아를 경작하고 있는 과수원에 멧돼지 떼가 나타나 과일을 먹는 등 피해를 입어 농작물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김씨는 멧돼지들이 10여그루의 복숭아 나무가지를 잘라 놓아 복숭아를 생산하는 데 3~4년의 시간이 더 소요돼 당장 내년 과수농사를 걱정하고 있다.

이 밖에 멧돼지의 출현으로 고구마와 과수 등 농작물의 피해를 본 농가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농가는 더욱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예년보다 일찍 멧돼지가 극성을 부리는 것은 그동안의 산림보호정책으로 서식환경이 좋아져 개체 수가 늘어난데다 산림 내 먹잇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논산=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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