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
[시선]

여름휴가 기간, 최근 개봉한 '군함도'라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의 슬픈 역사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영화는 일제 36년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속임에 넘어가 섬으로 끌려간 많은 조선인들이 강제노역과 성노예로 내몰려 고통을 겪으면서 탈출을 감행한다. 겉으론 애국자인 척 하면서 끌려온 사람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일본의 앞잡이 조선인, 같은 동포를 학살하고 괴롭히는 조선인 노무관리자, 위안부 할머니로 표현된 조선의 여인, 같은 조선인들끼리 분열된 탈주파와 협상파 등 짧은 시간과 군함도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일제 강점기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광복 72주년을 맞았다. 수많은 순국선열들이 그토록 갈망하고 살고 싶어 하던 날을 우리는 살고 있다. 그 소중한 오늘을 의미 있게 나아가 나라와 민족의 앞날에 빛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 길이 그 분들께 부끄러움 없는 후손으로 사는 길일 것이다. 또 나라를 위한 그 고귀한 희생에 우리는 보답해야 한다. 그것이 보훈(報勳)이다. 보훈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함으로서 그들의 공로에 보답함을 의미한다.

보훈은 살아있는 사람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보훈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보장하고 유공자와 그 유족들이 체감할 수 있는 따뜻한 보훈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순국선열에 대한 도리를 다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복지인 것처럼 보훈이 탄탄하게 뒷받침 돼야 후손들이 선친들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며 투철한 애국심과 충성심으로 국가의 위기에는 목숨 바칠 각오로 중심에 서서 헌신할 것이다.

대전시는 보훈이 시민통합과 행복나눔을 실천하는 정신적·사회적 토대임을 자각하고 보훈가족 중심의 따뜻한 보훈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모든 국민들이 찾아와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기리고 나라사랑 정신을 드높일 수 있는 '나라사랑길'을 대전현충원 일대에 조성할 예정이다. 순국선열의 스토리가 있는 테마공원, 독립·전쟁 등을 주제로 한 나라사랑기념관과 체험관 조성 등 새 정부 호국보훈 1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 보훈가족에 대한 명예를 선양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펼치고 있다.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다양한 추모행사와 더불어 호국보훈 페스티벌을 개최해 시민들의 애국심 함양을 도모하고 있다. 국가유공자와 유족 1만 7000여명에게는 매년 위문품을 전달해 왔으며 각종 기념사업들도 개최해 국가유공자의 희생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강화를 위해 참전유공자 명예수당 지급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관련 조례를 개정해 내년부터 지급대상자를 확대하고 참전명예수당도 장기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전시 보훈업무를 총괄하는 담당자로서 따뜻한 보훈이 시민행복 나눔의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보훈 가족들은 물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께 대전의 품이 따뜻하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보훈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다.

광복 72주년을 맞아, 우리 모두가 순국선열의 희생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관순 열사의 마지막 유언 일부를 전하며 글을 갈무리하고자 한다.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나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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