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단양군 부군수
[시선]

올 상반기 43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충북 단양을 찾았다. 내국인 429만 2438명, 외국인 1만 606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4.7% 증가했다. 올해 1∼6월 충북도를 찾은 관광객은 1056만 명, 산술적으로 보자면 전체 관광객 중 41%가 단양을 다녀간 셈이다.

그렇다면 관광객들은 왜 단양을 선호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단양이 내놓는 관광 상품의 질부터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관광’이란 말은 중국 주역(周易)의 ‘관국 지광(觀國之光), 이용빈우왕(利用賓于王)’에서 유래됐다. 풀이하면 '나라의 빛을 보러 가는 것은 왕에게 귀한 손님으로 접대받기에 좋다'란 의미이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걸 보면 어쩌면 그들의 눈에 비친 단양은 빈객(賓客)의 예우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산과 물이 빚어낸 천혜의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잠자리, 음식, 다양한 볼거리·즐길 거리가 있는 단양은 지위고하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가 와도 감탄하기 마련이다.

‘관광’을 흔히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한다. 또 최근에는 4차 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기에 웬만한 자치단체라면 관광시설 한 두 개쯤 가지는 건 보편화됐다. 하지만 관광의 열매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단양은 관광과 지역경제를 잇는 연결고리가 최적화 되어 있다. 1985년 신단양이 건설되면서 모든 관광지가 시내에서 30분대로 단축됐다. 단양의 상징 도담삼봉은 5분, 가장 먼 온달 관광지도 넉넉잡아 30분이면 닿는다.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증가하고 상점과 구경시장의 상거래가 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로 자연스레 연결된다.

올해 단양은 관광객 1000만 명 유치에 목소리를 높이며 신(新)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지난 달 13일 문을 연 만천하 스카이워크에는 요즘 1일 3000명 이상이 방문한다. 수양개 빛터널도 1일 2500여 명이 찾는 등 신상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개장한 지 6년 된 다누리아쿠아리움에도 1일 2200여 명의 관람객이 꾸준히 찾는다.

조만간 정감록 명당체험마을과 소백산 자연휴양림, ‘한국판 잔도’ 수양개 역사문화길이 차례로 개장한다. 백두대간 녹색테마 체험관도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한마디로 단양이 ‘관광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인구 3만 명 남짓한 단양이 1000만 관광시대를 거론하는 건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꾸던 일이었지만,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다. 이는 단양군의 노력과 군민들의 성원, 거기에 충북도 균형발전사업이 제 역할을 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양이 지향하는 관광 대군(觀光大郡)의 길은 아직도 멀다. 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 30년 숙원인 수중보 구조물이 완성되고 담수가 시작됐다. 단양호를 기반으로 이젠 수상관광에 나설 때다. 가깝게는 옛 단양 생태공원과 국가지질공원, 멀게는 소백산 케이블카를 조성하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단양의 전역이 관광지로 변모하면 거창하게 한 나라까지 들먹이진 않아도 ‘관군 지광(觀郡之光)= 단양’쯤은 될 것으로 본다. 단양의 상주인구나 예산규모는 비록 작지만 관광객 유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다. 덕분에 1인당 소득도 당당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관광서비스와 상품의 질도 따져봐야 한다. 관광객의 욕구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빛은 금방 바래고 말 것이다. 단양의 빛인 관광 대군(觀光大郡)의 길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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