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수백만원씩 제작비용 지출불구 … 4만장뿌려 제보 2건

경찰이 범죄용의자 검거 및 가출인 수배를 위해 제작, 배포하고 있는 수배 전단이 범인 검거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따르면 실종자와 각종 범죄 용의자를 검거, 수배하기 위한 전단이 경찰서별로 제작돼 연간 수천∼수만장씩 일선 지구대 등으로 하달되고 있다.

이 같은 수배 전단은 해당 경찰서 경리계의 '일반 경상비'에 포함돼 한 번 제작하는 데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그러나 수배 전단지가 범인 검거와 가출인을 찾는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되면서 무분별한 배포를 지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18일 충북 청원군 강외면 궁평리 버스정류장 앞에서 조모(48·여)씨가 실종돼 경찰이 수배 전단 4만여장(400만원)을 제작, 전국에 배포했으나 제보는 단 2건에 그치는 등 사건 해결에 이렇다할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18일 천안 모 여고 1학년 박모(당시 16세)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 실종된 후 경찰이 수배 전단 수천여장을 제작, 대전 충남지역은 물론 전국 유흥가 밀집지역 등 주요 장소에 배포했지만 기대할 만한 성과는 없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11일 서부경찰서에서 가출인으로 수배된 김모(17)군의 경우 인상착의와 신체특징 등이 게재된 전단지 수천여장이 만들어져 전국으로 배포됐으나 김군은 인터넷 모 사이트 홈페이지에 얼굴이 실리면서 결국 부모들이 찾게 돼 경찰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시민들은 "대구 개구리소년 사건의 경우 수배 전단 수백만장이 전국에 뿌려졌으나 결국 소년들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수만여장씩 뿌려지는 수배 전단지는 사건 해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언론매체를 통해 제보전화를 하는 경우는 있으나 수배 전단을 보고 신고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며 "그러나 사건 해결은 결정적인 제보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배 전단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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