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2시, 그룹 '워너원'의 콘서트를 6시간 앞둔 시각. 지하철 1호선 구일역부터 온갖 연령대와 국적의 여성들이 물밀 듯이 쏟아졌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설레는 표정의 팬들은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앞에 수십 미터 줄을 서 망원경과 각종 굿즈를 사며 워너원의 데뷔 공연을 기다렸다.

"올 아이 워너두(All I Wanna Do)! 열 한명의 멤버 인사드립니다!"(강다니엘)

오후 8시, 드디어 무대에 오른 멤버들이 가슴을 쾅쾅 두드리는 동작과 함께 팀 구호를 외쳐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서 선보였던 '네버'(NEVER)와 '핸즈 온 미'(HANDS ON ME)를 칼군무와 함께 선보이자 객석에선 우레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땀범벅이 된 옹성우는 "무대에 오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는데 이런 기분이었다. 완전, 헐, 대박, 리얼 좋다"고 감격한 표정으로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첫 공연의 열기처럼 이날 오후 6시 공개된 앨범 '1X1=1(TO BE ONE)'은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타이틀곡 '에너제틱'(Energetic)은 멜론, 올레뮤직, 지니, 엠넷닷컴, 네이버뮤직, 벅스, 소리바다 등 7개 차트 1위를 휩쓸었다.

또 타이틀곡 후보였던 '활활'(Burn It Up)을 비롯해 '워너 비'(Wanna Be), '이자리에' 등 수록곡들이 각종 차트 10위권에 대거 진입하는 위력을 보였다.

특히 지난 2월 말 차트 개편 이후 멜론에서 음원 공개 1시간 만에 실시간차트 정상을 휩쓴 가수는 4월 아이유와 6월 지드래곤, 7월 엑소에 이어 네 번째다. 데뷔 앨범으로 이같은 성적은 워너원이 처음이다.

이미 앨범 출시 전 선주문량이 50만장이고, 2만석 규모의 고척스카이돔 공연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돼 수백만원 대의 암표가 등장할 정도로 영향력을 보여준 대로 대단한 파급력이다.

멤버들은 공연 도중 음원차트를 '올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강다니엘은 "상상도 못 했다. 응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옹성우는 "이거 실화냐"고 활짝 웃었다.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 전현무가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한다면 어떤 팬서비스를 하겠느냐고 묻자 윤지성은 "연습만 하느라 미처 생각을 못 했다. 조만간 팬카페에 글을 올리겠다"며 쑥스러워했다.

대중의 반응은 '활활'(Burn It Up)과 '에너제틱' 무대에서 가장 열광적이었다.

공연 직후 전현무의 요구에 멤버들이 땀 닦은 수건을 관중석을 향해 차례로 던지자 팬들 사이에선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쇼케이스-콘서트'라는 콘셉트에 맞게 토크쇼가 주를 이뤘다.

데뷔 소감을 말하는 순서에서 김재환은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하성운도 "데뷔 쇼케이스를 고척돔에서 하는 게 꿈만 같다. 끝까지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감격을 전했다. 이대휘도 "평생 함께하자"고 말해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이어 라이관린이 앵커 로 분해 촬영한 '워너원 뉴스'라는 영상물과 뮤직비디오 메이킹 영상 등을 상영했다.

대다수 팬은 전광판에 멤버들이 출연한 광고만 나와도 뜨거운 함성을 내질러 팬덤이 건재함을 재확인해줬다.

다만, 2시간 동안 7곡만 노래하고 빈 시간을 영상물과 토크로 채운 건 아쉬움을 남겼다. 데뷔 앨범 수록곡이 7곡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다채로운 노래와 퍼포먼스를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앙코르 무대에서 '프로듀스 101' 로고송인 '나야 나'까지 선보인 멤버들은 손을 흔들며 무대를 떠났다. 그 누구보다 화려한 데뷔 무대를 마친 이들에게서 '연습생'이라는 꼬리표는 완전히 떨어졌다.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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