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아이들의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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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는 아이들의 밥이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08월 06일 19시 01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8월 07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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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아침마당]

얼마 전 퇴근을 하니 종업식을 하루 앞둔 초등학교 5학년 막내 아이가 책가방과 보조가방에 1학기 교과서와 학용품, 놀이용품 등을 한 아름 안고 집에 오느라 힘들었다고 푸념을 하고 있었다. 피구공, 블루마블 같은 놀이도구도 보여서 이런 놀이는 주로 언제 하냐고 물었더니 2교시 후 중간 놀이시간에 한다고 한다.

"엄마가 학교 다닐 때는 중간 놀이시간이 없었는데, 만약에 너희에게 중간 놀이시간이 없으면 어땠을까?" 하고 물었더니 "그건 너무 불행한 일이고, 상상하기도 싫다. 학교에서 중간 놀이시간이 가장 기다려지고, 재미있고, 친구들과 놀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한다.

어쩌면 필자는 너무 답이 뻔한 질문을 한 것이리라. 한국의 어린이는 하루 평균 실외 놀이 활동시간이 34분이고, 미국의 어린이는 119분이라는 통계와 초·중·고생 10명중 7명은 학원, 과외, 학습지 등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여성가족부 청소년 통계가 있다. 이렇게 하교 후 대다수의 아이들이 놀거나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다시 학원으로 가야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다.

어린이들에게 놀이가 필요한 이유는 첫째, 놀이는 학생들의 정서와 인성발달에 필요한 친교활동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초등학교의 교우관계는 아동의 삶에서 전반적으로 적응과 부적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둘째, 놀이는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데 도움이 된다. 어린이는 자연적으로 놀려고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꼭 해내야만 하는데서 오는 긴장과 압박감을 완화시킴으로서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는 학교 내 문제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다.

셋째, 놀이는 학생들의 체력증진에 도움이 된다. 많은 시간을 책상에 앉아 보내는 어린이들을 실외로 이끌어 몸을 움직이게 함으로써 마음도 건강해지고 몸도 튼튼해지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넷째, 학교생활 만족도가 높아진다. 어린이들에게 놀이는 삶 자체이기 때문에 놀이 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가 이루어지는 시간이고 상대방과 교감을 나누는 순간이며 정서적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시간으로서 학교생활 만족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등은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교육과 놀이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기 위해 2008~2020년 장기 놀이정책 계획을 시행하고 있으며, 전 지역에 안전한 놀이터와 공원을 만들고 놀이관련 전문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놀이영역이 초등학교 평가 기준에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놀이문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2015년 5월 4일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어린이 놀이헌장’ 선포식을 가졌고, 대전시교육청은 2015년부터 전면 실시된 놀이통합교육을 '놀이는 교육이다'라는 명제를 바탕으로 놀이시간과 공간, 예산 확보를 위해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어린이 놀이 한마당’을 열어 어린이의 놀이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 속담에 '아이들은 멍들 권리가 있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가 밥을 안 먹고 살 수 없듯이 아이들의 삶속에서 놀이는 아이들의 밥이다. 아이들이 놀지 않고, 또 아이들이 놀다가 다치지 않고는 살아가는 기술을 익힐 수 없다. 아이들이 때론 부딪혀서 멍들어 보고, 종이접기를 하다가 손을 베어보면서 남과 어울려 사는 사회성 및 위기를 극복하는 법 등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빼앗은 아이들의 생존이 달린 놀 권리와 놀이시간을 이제는 어린이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